[OBS플러스=김수정 기자] 올해 안방극장의 '보검 매직'을 선사했던 배우 박보검이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초 tvN '응답하라 1988'로 대중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던 그는 차기작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성공시키며 20대를 대표하는 남자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지난 18일 종영된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츤데레 왕세자 이영과 남장 내시 홍라온이 궁중에서 펼치는 풋풋한 로맨스와 함께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조선 시대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렸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방송 7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했으며 마지막회는 22.9%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중 다채로운 감정을 오가는 섬세한 열연을 펼친 박보검은 스타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으며 호평 세례를 이어갔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완벽한 비주얼에 총명함 따뜻한 성품은 물론 홍라온(김유정 분)을 향한 일편단심 순애보까지 모든 걸 갖춘 완벽한 세자 이영을 연기했다. 첫 사극드라마 도전이자 타이틀롤이라는 부담감을 완벽히 극복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박보검은 설렘과 웃음, 가슴 찡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며 여심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박보검은 최근 진행된 OBS플러스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 줄은 몰랐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고 부족한 점도 많았는데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하 박보검과 나눈 일문일답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촬영하면서 힘들었나 보다.

촬영을 하면서 2~3kg 정도 빠졌다. '응답하라 1988' 때도 그랬는데 촬영 후반부로 갈수록 살이 빠지는 타입이다. 하지만 너무 하고 싶었던 사극이었고 '언제 이렇게 예쁜 한복을 입어보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 여름이 워낙 더워서 힘들었지만 한 팬분이 남긴 댓글이 힘이 됐다. '마지막에 그 옷을 벗을 때 서운할 것 같다'고 응원을 해주셔서 힘이 나더라. 덕분에 끝까지 버티고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 전과 후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팬분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진 것 같다. 포상휴가를 갔던 세부에서도 신기했다. 거기서 활동한 적이 없는데 KBS월드 채널을 통해 보신 것 같다. 다들 응원해주시고 열렬히 환호해주셔서 감사했다. 팬분들이 많아질수록 감사하지만 그 분들의 눈을 직접 마주치며 인사하는 게 어려워지는 것 같다. '구르미 그린 달빛'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이제는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우려가 된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좋아해준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무래도 기존 왕세자와는 다른 모습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왕세자를 처음 생각할 때 고귀하고 진중한 모습을 많이 떠올린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이영은 극 초반 18살 처럼 풋풋하면서도 장난기도 많고 천방지축 날라리 왕세자 같은 모습이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진중해지고 날카로워지는 모습에 매력을 많이 느꼈다. 한 사람의 성장기 같아서 좋아해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무엇보다 여름에 촬영을 시작해 선선한 가을에 끝났는데 한국의 싱그러움을 모두 담은 드라마인 것 같다. 

-'응답하라 1988'이후 차기작인데다 첫 사극드라마 도전이라 부담감은 없었나. 

한분씩 캐스팅이 될 때마다 탄탄한 동료,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긴장이 됐다. 많은 매체들이 저의 작품을 주시하고 있어서 은근히 책임감도 강해지고 어깨도 무거워졌다. 그런데 가족, 회사 식구들이 '너 혼자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할에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해줬다. 그 말을 듣고 끌고 가려는 생각을 가져가려기 보다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보답, 행복이 있을 거라는 마음가짐을 먹었더니 부담감이 덜해졌다. 

-김유정이 나이는 어리지만 연기, 사극 경력이 많은 선배이기도 하다. 호흡이 어땠나. 

유정이가 사극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친구고 연기 경력도 선배기 때문에 제가 몰랐던 부분을 유정이가 많이 알려주기도 했다. 초반에는 어색했지만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연기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의지도 했다. 그러면서 홍삼놈, 홍라온과의 케미가 잘 나온 거 같다. 

-멜로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비결이 있나. 

멜로적인 연기를 해본 것은 '응답하라 1988'가 거의 처음이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대본에도 충분히 마음을 느낄 수 있을만큼 설명이 되어있었고 상대배우였던 (김)유정이 잘 표현해줘서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서로 얼굴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고 어떠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아서 설레는 마음으로 촬영했다. 유정이 삼놈이라는 캐릭터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해준 것 같다. 그런 친구와 호흡할 수 있어 감사했다.  

- '구르미 그린 달빛' 이영과 실제 성격이 닮은점이 있나. 

외유내강이라는 점이 닮았다 이영이라는 캐릭터가 외적으로는 유하지만 속은 강인하고 우직하게 표현이 됐다. 저 역시 외적인 모습과 반대로 남자다운 면이 있다. 다른점은 드라마 초반에서 보여줬던 까칠하거나 천방지축, 날라리 같은 면은 저에게 없는 것 같다. 

-현장에서 진영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들었다. 

진영 형이 직접 작사·작곡을 하기 때문에 많이 물어보긴 했다. 형도 악기를 다룰 줄 아는게 많지는 않지만 작곡을 다하더라. 정말 멋있고 다재다능한 가수이자 연기자라고 생각했다. 작곡할 때 도움이 되는 어플도 알려주고 조언을 많이 해줬다. 

-예능을 통해 '보검 매직'이라는 수식어도 생겼다. 

하루하루 매직 같은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늘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말하면서 그런 사람이 되고자 마음속으로 의지하고 굳건하게 잘 지키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말하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하다보니 감사한 일이 많이 생겼다. '보검 매직'이라는 말은 '1박 2일'에서 데프콘 형이 지어주신 건데 그렇게 아름답게 표현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로 인해 저도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 것이 큰 축복인 것 같다. 이 마음이 변치 않고 쭉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저만의 다짐도 있다. 

-선하고 반듯한 이미지가 강한데 악역 캐릭터를 연기할 의향도 있나. 

24년동안 그냥 저 같이 살아왔기 때문에 이미지라는 말 자체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악역은 종류가 많은데 작품에 맞고 개연성이 있는 악역이라면 좋을텐데 무턱대고 사람을 헤치고 악한 마음을 품는 역할이라면 저도 연기를 하면서 자괴감에 빠질 것 같다. 아직까지는 그런 작품을 하면서 제 자신을 슬프거나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극 초반에서 보여준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코믹 연기도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았다. 

코미디 장르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드라마에서 처음 해봐서 어려웠고 중심도 흔들리고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그때마다 작가님 감독님과 대화를 나눴고 대본연습을 하면서 이영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노력했다. 기회가 되면 그런 능청스러운 연기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앞으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나.

(곽)동연이와 다시 만나고 싶다. 극중 동연이와 함께하는 우정 레퍼토리가 좀 더 많았는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나오진 못해서 아쉽다. 동연이가 가진 눈빛과 에너지가 좋은 것 같다. 처음 함께 촬영했을 때는 어색했는데 친해지면서 서로 코드도 잘 맞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더라. 실제 생활에서도 이영과 병연처럼 지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이번 작품을 하면서 스태프 분들이 다시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촬영 현장이 정말 따뜻하고 행복했다.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따뜻했고 다들 너무 잘 챙겨주셨다. 또 다른 하나는 언제나 변함없이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어떻게 말을 하고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감사한 해였다. 

(사진=권희정 기자)

OBS플러스 김수정 기자 ksj@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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