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랜만에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전투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회견 시간 대부분을 언론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쏟아내는 데 쓰고 기자들을 윽박지르기까지 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미애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 노동장관 지명자 알렉산더 아코스타를 소개하겠다며 기자들을 불러 모은 트럼프 대통령,

【싱크】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아코스타 지명인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해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의 판사시절 서기로 활동했으며 엄청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스캔들로 포화가 집중되자, 표정이 격화됩니다.

【싱크】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정보 유출은 사실입니다. 정보 유출은 완벽한 사실이고 뉴스는 가짜입니다. 많은 뉴스들이 가짜입니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측근들의 러시아 커넥션과 대통령이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 등을 둘러싼 최근의 국정혼란을 모두 언론 탓으로 돌린 겁니다.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눈엣가시였던 언론사들을 하나하나 지명하고는, 비아냥거리기도 합니다.

【싱크】도널드 트럼프&기자
"어느 방송사죠?"
"BBC입니다."
"여기 미인 한 명 또 납셨군요."

질문하는 흑인 여기자에겐 노골적으로 면박을 주며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싱크】기자&도널드 트럼프
"도심 빈민가 문제 해결을 위해) 흑인·히스패닉 의원 모임도 참여시키실 겁니까?"
"미팅을 주선하고 싶습니까?"
"아닙니다."
"당신이 그들의 친구 아닙니까?"
"저는 기자입니다."
"만남을 주선해 보세요."

당초 아코스타 지명자를 간단히 소개하고 끝내려 했던 기자회견은 이렇게 언론과의 전쟁터가 되면서 70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질문을 하려는 기자에는 또 거짓말을 하려 한다며 입을 막고는, 자신은 의혹들을 방어하고, 언론에는 분노와 불만을 쏟아냈는데 시간 대부분을 쓴 겁니다.

또 지금의 모든 혼란이 오바마 전임 행정부로부터 '난장판'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며 화살을 돌렸습니다.

미 언론들은 백악관에서 분노에 차고 비정상적인 기자회견이 열렸다고 혹평했습니다.

OBS 김미애입니다.

<영상편집 : 정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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