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눈짓, 손짓 하나가 더 많은 이야기를 담습니다.

대중을 움직이기도, 대중의 비판을 받기도 하죠.

리더와 메시지, 오늘은 '말보다 보디랭귀지'입니다.

김미애 기자입니다.

【기자】

프랑스의 30대 신예 대통령과 세계 최강국 미국의 70대 대통령의 첫 만남 그리고 첫 악수.

이를 악물고, 손 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기 싸움이 치열했던 두 정상의 악수는 순식간에 화제거리가 됐습니다.

이때부터 전 세계는 정상들 악수에 담긴 '메시지'에 주목했습니다.

한 손으로 악수하면서 다른 손으로 상대방 등을 툭툭 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친근감 표시입니다.

경제 협력 보따리를 듬뿍 안고 달려온 아베 일본 총리의 손은 오래, 더 오래 잡아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취재진이) 뭐라고 말하는 거죠?]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사진 찍을 수 있게) 여기를 보라네요.]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아베 총리) 손힘이 좋으신데요. 모두 감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주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고 흔들어댑니다.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거나 지지자들의 단결을 호소할 때 흔히 등장합니다.

너무 많이 사용하면 리더가 가벼워 보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해 미 대선 과정 때 일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토론하는 동안 무대 위를 부산스럽게 돌아다니더니, 의자에 손을 짚고 비딱하게 서 있습니다.

이런 보디랭귀지엔 방청객 시선을 빼앗아 상대방을 위협하겠다는 계산이 담겼습니다.

[줄리안 델 레알 카를로스 / 공화당 지지자 :트럼프가 훨씬 잘 해냈고 힐러리는 수세에 몰렸습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아주 특별히, 보디랭귀지를 잘 활용하는 리더로 꼽힙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할 때 등을 꼿꼿이 펴고 17번이나 손을 흔들어 힘을 과시한 건 유명한 일화입니다.

싸늘한 눈빛을 쏘며 상대방을 제압하기도 했습니다.

화가 날 때는 눈을 부릅뜹니다.

[버락 오바마 / 전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더 이상 징징 대지 말 것을 충고합니다. 정정당당하게 표를 얻으세요.]

이런 오바마도 아키히토 일본 국왕, 압둘라 사우디 국왕 앞에서는 허리를 깊숙이 굽혔습니다.

지나치게 저자세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상대국 국민들 정서를 고려한 계산된 보디랭귀지였습니다.

주례도 아닌 들러리로 간 보좌관 결혼식에선 깍지 낀 손을 허리 밑으로 다소곳이 내리며 친근한 대통령이란 칭찬을 받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삼각뿔' 손짓에선 세계 최고 재벌다운 권위와 자신감이,

한결같은 '턱받침'이 상징인 오프라 윈프리는 '경청도 잘하는' 25년 토크쇼 여왕 이미지를 각인시켰습니다.

OBS 뉴스 김미애 입니다.

<영상편집: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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