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예멘으로 향하던 난민들이 밀입국 알선업자들에 의해 수장된 끔찍한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전쟁과 고문, 배고픔을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들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월드 비하인드입니다.

【아나운서】

예멘 해변가에 잠든 듯 누워있는 사람들.

꿈에 그리던 예멘에 도착했지만 이들은 더 이상 눈을 뜰 수 없습니다.

현지 시간 10일, 국제이주기구는 예멘으로 가던 아프리카 난민 160명이 강제로 물에 빠졌다고 밝혔습니다.

밀입국 알선업자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난민들을 바다로 밀어 넣었기 때문입니다.

이달에만 벌써 수백명의 난민들이 같은 이유로 예멘 바다에 버려졌습니다.

[로렌 드 뵈크 / 국제이주기구 예멘 담당 : 밀입국 알선업자들은 난민의 입국 시도를 막는 대신 난민들을 살해해가며 돈벌이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밀입국 단속 업자들 때문에 난민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죽음의 항해를 하고 있습니다.

[존 티모시 / 나이지리아 출신 난민 : 많은 동료들과 지인들이 그곳에서 숨졌어요. 배 안은 비좁아서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였거든요.]

이런 위험천만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등지는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난민들은 끊이지 않습니다.

내전과 각기 다른 정파 간의 분쟁, 가뭄으로 인한 굶주림 때문입니다.

이들은 부유한 걸프국가나 유럽으로 가고 싶어 하는데, 특히 폭력과 고문을 피해 고향을 등진 여성과 미성년자가 많습니다.

[지오반나디 베네데토 / 세이브 더 칠드런 대변인 : 난민 중에는 임산부를 포함해 많은 여성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폭력과 고문의 희생자들입니다.]

[압델살람 알 누르 / 수단 출신 난민 : 바다를 건너오는 여정은 매우 참혹했지만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안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받아주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유럽은 빗장을 점점 굳게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밀려드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에 난민을 분산하기로 했지만, 이 계획에 따라 재정착한 난민은 2만 명에 불과합니다.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의 첫 정착지인 이탈리아는 이미 수용 초과 상태입니다.

여기에 난민과 아프리카의 빈민들을 위한 구호 기금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스테판 듀자릭 /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 :기근으로 생명의 위험에 처한 이들을 위해 요청한 지원자금 49억 달러 중 51%인 25억 달러가 수령됐습니다.]

폭력과 굶주림만이 남은 고향.

지옥 같은 고향을 떠나 새 삶을 갈구하는 이들을 돈벌이로만 보는 밀입국 알선 업자들.

당장 내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무관심한 국제사회.

난민들은 오늘도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월드 비하인드입니다.

<영상편집: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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