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노벨평화상 수상자.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자랑스러운 업적에 금이 가고 있습니다.

로힝야족의 인종청소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국제사회의 비난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월드 비하인드입니다.

【아나운서】

현지 시간 13일, 유엔 안보리가 로힝야족에 대한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는 공식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미얀마와 관련된 사항을 언론성명을 채택한 것은 9년 만에 처음.

미얀마 편을 들어왔던 중국과 러시아도 입장을 바꿔 규탄 성명에 동참했습니다.

[테케다 알레무 / 유엔 안보리 의장 : 유엔 안보리는 라킨주 폭력 사태 종식과 긴장상황 완화, 법질서 재건, 민간인 보호를 위한 즉각 개입을 촉구합니다.]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야 반군의 유혈 충돌로 시작된 폭력 사태는 인종청소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벌써 로힝야족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37만 명이 난민이 됐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 유엔 사무총장 : 로힝야족 인구 3분의 1이 피난을 떠나야 했습니다. (인종청소보다) 이 사태를 더 적절히 묘사할 말이 있습니까?]

사태가 악화되면서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 여사에 대한 비난도 커지고 있습니다.

수치 여사는 테러 단체 소탕전을 인종청소로 둔갑시켰다고 반박하며, 미얀마 정부는 시민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감쌌기 때문입니다.

[아웅산 수치 / 미얀마 국가자문역 : 우리는 우리 국민이든 아니든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시민들을 돌봐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의무이며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크게 분노했습니다.

전 세계 수십만 명이 수치의 노벨평화상 수상 취소 청원에 서명했고, 이슬람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수치가 무자비하게 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 이란 최고지도자 : 노벨평화상이 이런 잔인한 여성에게 수여된 것이 맞나요?]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 12명의 노벨상 수상자들도 공개 서한을 통해 유엔 안보리의 로힝야족 사태 개입을 촉구하며 수치 여사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말랄라 유사프자이 / 노벨평화상 수상자 : 아웅산 수치 여사와 전 세계 지도자들이 로힝야족 사태를 인권 문제로 다뤄주길 바랍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 유엔 안보리도 움직인 만큼 수치와 미얀마 정부의 부담도 커졌습니다.

수치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듯 제72차 유엔 총회 참석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대신 오는 19일에 대국민 국정연설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 연설은 소수민족 반군과의 화해와 평화 정착을 다룰 예정으로, 로힝야족 사태에 대한 언급도 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지만, 로힝야족 문제는 신기할 만큼 외면해 왔던 수치 여사.

수치 여사는 입장을 바꿔 노벨평화상 수상자다운 면모를 보여줄까, 아니면 노벨평화상 수상자 가운데 최악의 변절자가 될까.

국제사회의 눈과 귀가 수치 여사를 향하고 있습니다.

월드 비하인드입니다.

<영상편집 : 용형진>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