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와 성공을 좇는 한 남자의 실화를 영화로 만든 <아메리칸 메이드>가 화제입니다.
나쁜 짓을 일삼는 주인공을 은근히 응원하게 된다는데요, 무엇 때문인지 이무섭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일상이 무료한 여객기 조종사 베리 씰.

어느날 CIA로부터 중남미 반군들을 정탐하고 오라는 스릴 넘치는 부탁을 받습니다.

["당신은 국가를 위해 일해야 돼"
"당신 CIA 야? 쉿!"]

문제는 중남미 마약상들을 만나면서 발생합니다.

거꾸로 미국에 마약을 밀반입해주면 거액을 준다는 은밀한 제안.

[그니까 1500Kg? 한 번에?]

베리는 거칠 것이 없었고 돈은 쌓였습니다.

끝을 모르는 성공 가도.

하지만,

["경찰이다! 총 버려!"
"총, 마약, 돈 세탁.."]

이제는 몰락할 차례입니다.

주인공의 성공에 기뻐했던 우리도 새삼 나쁜 짓이었다는 걸 알아챕니다.

["그라문 안되~" "그라문 안되~그렇게 해서는 안되!"]

이유는 촬영 높이에 있습니다.

베리가 엎드리면 카메라도 엎드리고, 그가 누우면 카메라도 눕습니다.

이처럼 주인공과 딱 똑같은 눈높이에 카메라 시선을 맞추면서 우리는 악당이 된 베리와 정서적 공범이 됩니다.

그가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느낍니다.

반대로 위에서 내려보면 우리는 신이 되어 주인공을 꾸짖고 비웃을 수 있게 됩니다.

봉준호 감독은 마더에서 관객이 살인범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고, 괴물에서는 슬픈 유족을 비웃게 했습니다.

결국 아메리칸 메이드는 우리를 주인공과 함께 한껏 높이 올린 뒤 갑자기 떨어뜨려버리는 스릴감을 맛보게 합니다.

[꺄아악!]

풋내기 검사의 성공과 몰락을 다룬 조인성 주연 '더 킹'이 그렇고,

["온 재산이 압류당했다. 그들은 내가 그만두는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성공뒤 파멸의 길을 걷는 시골 변호사의 이야기 '데블스 애드보킷'이 모두 같은 구조입니다.

우리는 영화를 시작하고 몇 초쯤에서 톰 크루즈와 함께 탄 자이로드롭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요?

OBS 뉴스 이무섭입니다.

<영상편집: 양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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