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5년 전만해도 생소할 법한 인공지능과 인간복제를 다루며 '블레이드 러너'는 SF 영화의 고전이 됐는데요.
최근 개봉한 속편 역시 전편이 주제로 다뤘던 인간다움에 대해 물으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무섭 기자입니다.

【기자】

어두운 빌딩숲과 종일 비가 오는 날씨.

1982년에 개봉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가 묘사한 2019년입니다.

주인공은 탈출한 인조인간들을 색출하고 체포하는 형사 데커드.

[무엇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지구로 도망친 걸까? 또 자기들을 만든 회사는 왜 가려는 거지?]

영화는 데커드가 인조인간들을 사살해버리는 반면, 인조인간은 오히려 데커드를 구하는 장면을 비교하며 진정한 인간다움을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가 그린 미래 모습은 이후 작품들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제5원소'가 대표적입니다.

또 영화에 등장한 갖가지 은유와 상징은 두고두고 곱씹는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일본어 간판은 80년대 당시 곧 미국을 능가할 것 같았던 일본의 힘을, 수직으로 떨어지는 비는 인간성의 억압을 표현했습니다.

손에 못이 박힌 인조인간은 그리스도를 형상화한 것으로 읽히는데, 수명 또한 그리스도의 활동기간인 딱 4년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이로부터 30년뒤 이야기입니다.

전편에서 등장했던 여자 인조인간이 아이를 낳은 게 뒤늦게 밝혀지면서 미래사회에 비상이 걸립니다.

임신이라는 인간과 인조인간의 분명한 경계가 허물어졌기 때문입니다.

인간들은 형사 인조인간인 주인공 K에게 인조인간에게 이 아이를 찾아내게 합니다.

[누구에게 잡히든 언젠가는 잡혀요. 그게 나라서 유감이지.]

출산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인조인간과 인간.

무엇이 인간인가,

문제는 더 어려워졌고, 은유와 상징은 전편을 능가합니다.

속편은 비와 더불어 눈까지 등장시켰고, 거리에는 한글이 보입니다.

마침내 찾아낸 비밀의 장소와 인조인간들의 반란까지 영화 곳곳에 단서가 숨어 있습니다.

이세돌이 거둔 1승을 빼곤 인공지능을 당할 수 없는 지금.

그래서 인간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영화는 고민을 거듭합니다.

OBS 뉴스 이무섭입니다.

<영상편집 : 김세나>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