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몸에서 다량의 기생충이 나왔다'는 소식, OBS 보도로 처음 알려졌는데요.
그렇다면,북한군은 왜 기생충에 많이 노출돼 있을까요?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압록강 부근 북·중 접경지역.

나이 어린 북한군 병사들이 부지런히 밭을 헤집습니다.

잠시 뒤, 삼삼오오 바위에 걸터앉아 허겁지겁 뭔가를 베어 먹습니다.

아직 제대로 여물지도 않은 생감자입니다.

배고픔에 찌기는 커녕 씻지도 않은 채 삼키는 것입니다.

문제는 생감자에 있는 독성물질과 함께 기생충도 그대로 몸 속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대다수의 북한 밭에는 화학비료 대신 인분을 뿌리는 농법을 쓰기 때문입니다.

강가에서 감자를 씻어내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목욕이나 세차 등으로 생활하수나 다름 없는 강물에 세척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게다가 상·하수도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식·용수에도 기생충이 득실대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박정오/탈북자 : 잘 씻어서 섭취해야 하는데 생것으로 섭취하고 하니까, 그리고 씻어야 하는 식수가, 식수 자체에 기생충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식량난을 필두로, 그야말로 총체적인 원인이 꼬리를 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입니다.

비료 하나 바꾼다고 해서 곧바로 없어질 기생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국종/아주대 교수 : 회충이 저희도 60~70년대까지 굉장히 창궐했었는데, 기생충 약도 전 국민들이 먹고, 다 국민건강검진 같은 것도 하고….]

'핵·미사일 강국'을 선포한 북한, 그저 허울 뿐인 사상누각이라는 점을 한 병사의 보건 상태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조성범·현세진 /영상편집: 장상진>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