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수능시험을 못본 학생들은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겠지만, 사실 부모의 사랑은그것과는 관계가 없는데요.
한 장애인 부부의 육아 이야기가 가족 그 자체의 의미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무섭 기자입니다.

【기자】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부부, 보현과 성락은 친할머니에게 맡겨둔 아들과 함께 살 생각에 마음이 부풉니다.

[우리 셋 모두 여기서 잘까?
안돼 우리는 다른방에서 자야돼.]

하지만 아들 원효는 찾아온 엄마 아빠를 외면합니다.

[그러니까 누가 어린이집에 오라고 그랬냐고!]

엄마 보현은 아들의 환심을 사려고 지극정성을 들이지만, 벽에 부딪히고 맙니다.

[아니~약이 없다니까, 건전지, 건전지가 없다고!]

아이를 키우기에는 기본적인 의사소통 마저 힘든 상황.

영화는 '가족을 사랑하는 이유'를 묻습니다.

무엇을 할수 있어야 사랑받을 자격이 생기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가족이기 때문인지입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간은 존재가 본질에 우선한다'며 인간의 가치는 가진 능력과 무관하다고 항변합니다.

어제는 열전 속에 수능시험을 치렀지만, 잘보고 못보고의 그 결과는 부모 자식간의 사랑에서 결코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게 됩니다.

가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아들을 아무 조건없이 환대했다는 성경의 <돌아온 탕자> 이야기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들에게 엄마로서 인정받고 싶은 보현과 아들의 거리는 과연 얼마나 가까워 질 수 있을까.

등장 인물의 이름이나 고장난 시계를 맞추는 아빠의 행동 등 영화는 은유와 상징이 풍부합니다.

장애인 부부 사이에서도 육아는 온전히 여성이 떠 안는 등 다른 주제로 옮아갈 수 있는 확장성 역시 훌륭합니다.

["할머니 여기서 살러왔데?"
"응 무슨소리야?"
"저기 저사람 여기서 살러왔냐고?"
"네 이놈!"]

OBS 뉴스 이무섭입니다.

<영상편집:김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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