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김지원 기자] 매주 금요일 밤을 뜨겁게 달구었던 '고등래퍼2'가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24일 오후 2시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Mnet '고등래퍼2'의 김태은 CP, 전지현 PD를 비롯해 김하온, 이로한, 이병재가 참석한 가운데 종영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당당히 '고등래퍼2' TOP3에 이름을 올린 김하온, 이병재, 이로한은 자신들을 향한 폭발적인 관심에 대해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 그저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영락없는 소년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앞서 '고등래퍼2' 무대를 통해 보여준 세 사람의 카리스마는 현장의 좌중 뿐만 아니라 브라운관을 넘어 시청자들까지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국내 최초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치열한 랩 대항전을 그린 Mnet '고등래퍼2'는 10대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가사들로 시즌 1에 이어 많은 힙합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김태은 CP는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이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깊이 있는 사고와 가치관이 음악을 통해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지현 PD 역시 "많은 분들이 '고등래퍼2'를 통해 보여준 10대 친구들의 이야기에 공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고등 래퍼들이 대중들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는데 그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뤄낸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고등래퍼2'의 우승자 김하온과 나란히 2위와 3위를 차지한 이로한과 이병재는 프로그램 시작 당시부터 종영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면서 서로에게 각별한 사이가 됐다.

특히 이병재는 함께 그루비룸팀으로 활약했던 김하온에 대해 "방송을 통해 얻은 것 중 가장 큰 것은 김하온이라는 친구를 얻은 것"이라고 말할 만큼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동료 래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 김하온과 '고등래퍼2' 종영 후 각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점에 대해 서운할 법도 할 터. 하지만 이병재는 "소속사가 달라진다고 해도 계속 함께 음악을 할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음악이 있다면 우리는 어디서든 다시 뭉쳐 음악을 할 것"이라며 변함없는 의리를 과시했다.

최종 우승을 거머쥔 김하온은 최종 선발된 32명의 출연자 중에서도 특별한 존재감을 내뿜으며 매 무대마다 화제를 모았다. 특히 그는 지난 시즌1에 지원했던 당시와는 180도 달라진 음악적 색깔로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김하온은 "작년에 탈락하고 나서 생각을 많이 했다. 세상엔 정말 멋진 래퍼들이 많은데 그중에서 내가 빛나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많은 미디어와 책, 영화, 강의 등을 봤다. 그 과정을 통해 지금의 김하온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김하온은 당시 선보였던 다소 거칠고 센 느낌의 랩 스타일에 대해 "내 정체성이 없던 시기였다. 단순히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래퍼들을 보면서 뜻도 모르는 욕과 제스처들을 따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음악, 스스로에게 떳떳한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하온, 이병재, 이로한의 노래는 공개될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고 음원 차트를 휩쓰는 등 화제를 모았다. 김하온과 이로한은 그 중에서도 이병재가 세미 파이널 무대에서 선보였던 '탓'은 "역대급 무대"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로한은 "난 자기애가 정말 강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무대를 포함해 '고등래퍼2' 전 무대를 통틀어 '엄청나다'라고 감탄한 무대는 이병재의 '탓'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이병재는 "사실 '탓'은 앞서 발표한 믹스 테이프에 들어있던 곡이다. 그때와 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지금은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이 노래를 들어준다는 것이 묘하고 신기하다. 또 녹음 당시에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나서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곡"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더불어 '고등래퍼2'는 자신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긴 가사와 진정성 있는 무대로 매 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전지현PD는 "랩의 가장 큰 매력은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 자신의 입으로 전한다는 것이다. 흉내 내거나 꾸며낸 것이 아니라 솔직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더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에 랩이나 힙합은 특유의 선정적이고 격한 가사들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 지난 시즌 1 당시 이른바 '악마의 편집'부터 출연자 비행 논란까지 몇 차례 문제가 불거졌던 만큼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고등래퍼2'의 출연자들은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에 완벽하고 깔끔한 무대로 답을 대신했다.

물론 여기에는 제작진의 남다른 노고도 숨어있었다. 꾸준한 사전 면담과 면접을 통해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게 최정예 32인을 선발했다는 김태은 CP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목적이었던 만큼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출연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 서바이벌이라고 해도 경쟁이나 갈등 등 자극적인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살려낼 수 있도록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 치중했다고.

'고등래퍼2'가 낳은 스타 이병재, 김하온, 이로한은 어린 나이임에도 확실하게 갖춰진 캐릭터와 독보적인 재능으로 앞으로 보여줄 모습들에 더욱 기대가 되는 래퍼들이다. 

이병재는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지금 이대로가 좋다. 변하고 싶지 않고 변하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처럼 내 음악에 녹아들어 꾸준히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하온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해진 바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고 좀 더 평화롭고 재밌는 세상을 만드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또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약하게나마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로한은 "나 역시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잡아놓은 목표가 있다. 몇 년 안으로 '붐뱁'을 한국 힙합의 주 트렌드 중 하나로 만드는 것"이라고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고등래퍼2'는 이처럼 재능과 열정으로 가득 찬 신인 래퍼 3명을 발굴했다는 점 뿐만 아니라 힙합을 대하는 대중들에게도 큰 의미를 가진다. 김하온, 이병재, 이로한 세 사람이 방송을 통해 보인 모습들은 힙합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편견부터 학생이라는 타이틀의 한계를 모두 깨부쉈다. 대중들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본격 래퍼로서의 발돋움을 시작한 세 사람의 앞날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사진=Mnet)

OBS플러스 김지원 기자 zoz95@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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