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최북단 서해 5도와 민간인출입통제구역(민통선)인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 주민들도 역사적인 장면을 TV 생중계로 지켜보며 두 손 모아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연평도와 백령도 마을회관은 동네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남북정상회담 장면을 생중계하는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과 소회의실 사이 군사분계선(MDL)에서 마주 보고 손을 맞잡을 때는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연평도 주민 김모(53)씨는 "북측 최고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 땅을 밟는 게 분단 이후 처음이라고 하더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해에도 평화가 찾아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평도는 2010년 11월 북한의 포격에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1999년과 2002년 제1·2 연평해전도 이 섬 앞바다에서 벌어졌다.
박태원(58) 연평도 어촌계장은 "오늘도 '서해 5도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연평도 어민들은 조업을 나갔다"며 "정상회담이 잘 진행돼 화약고와 같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남북 어민이 함께 조업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북한 황해남도 월내도에서 불과 11㎞밖에 떨어지지 않은 서해 최북단 백령도 주민들도 오전 일찍부터 공공근로 등을 하며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정상회담과 관련한 뉴스를 챙겨봤다.
백령도 주민 심효신(55)씨는 "농번기가 시작돼 바쁜 와중인데도 주민들은 정상회담 생중계를 지켜 보고 있다"며 "백령도에는 실향민이 많은데 남북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보니 가슴뭉클했다"고 말했다.
전교생이 80여명인 백령초등학교 일부 학생들도 선생님 지도 아래 교실에서 TV로 정상회담 장면을 시청했다.
홍기현 백령초 교무부장은 "국가적으로 큰일이어서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며 "마침 5∼6학년 도덕 수업이 있어 정상회담 장면을 아이들과 함께 시청했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사는 황해도 실향민들도 아침 일찍부터 감격스러운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를 지켜봤다. 이 섬은 북한 황해도 연백군과 2.6㎞ 떨어진 민통선 구역이다.
1950년 7월 북한 황해도를 떠나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실향민 황래화(78)씨는 "형님하고 누이들하고 다 같이 내려왔는데 다 돌아가시고 이제 혼자 남았다"며 "이번 회담이 잘 이뤄져서 실향민들이 남북을 평화롭게 오가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살림 정리를 한다며 북한에 남았던 어머니, 둘째 누나, 여동생과는 이후 생이별을 했다. 1985년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지만 탈락해 상봉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했다.
다른 주민들도 모내기 철을 앞두고 바쁜 일손을 잠시 놓고 집이나 경로당에 모여 정상회담 생중계에 눈을 떼지 못했다.
최용해(71) 교동면 서한리 이장은 "이번 정상회담이 의미가 있으려면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며 "그래야 남북 평화가 계속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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