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네의 일기'로 잘 알려진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일기장에서 미공개됐던 글이 공개됐는데, 야한 생각과 농담들이 담겨있어 눈길을 끕니다.

나치 학살의 상징이었던 그녀도 13세 호기심 많은 평범한 소녀였습니다.

【아나운서】

나치의 학살을 피해 가족과 함께 네덜란드 은신처에 숨어 지낸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는 1942년 6월, 13살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에 일기를 썼습니다.

바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안네의 일기'입니다.

나치의 잔인한 행동과 유대인들이 학대받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 놓은 이 일기장은 전 세계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는데요.

안네 프랑크 박물관과 네덜란드 전쟁 연구소 연구팀이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2쪽 분량의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했습니다.

[로날드 레오폴드 / 안네 프랑크 박물관 사무총장: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안네 프랑크의 빨간색 체크무늬 일기장에는 갈색 종이를 붙인 2쪽이 있는데 디지털 기술의 도움으로 내용을 판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가려진 종이 뒤쪽에서 역광을 비추고 사진을 찍은 다음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내부에 적힌 문장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곳에는 '야한 농담'이 쓰여 있었습니다.

몇몇 이야기들을 단편적으로 적어 놓았는데, 매춘에 관한 것도 있었습니다.

평범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거리에서 말을 걸어오는 여성들과 관계를 맺지. 파리에는 그걸 위한 커다란 집들이 있고 아빠도 거기에 간 적이 있어.

결혼에 관한 것도 있었습니다.

추한 아내를 둔 남자가 아내와 관계를 피한다고 하자. 그가 저녁에 돌아와 자기 친구와 아내가 침대에 있는 것을 본 거야. 그러면 그 남자는 '저 사람에게는 기회이고 나에게는 의무이구나' 그러겠지.

연구팀은 안네가 다른 사람이 볼 것을 걱정해 해당 쪽을 봉인한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이번 발견을 계기로 사춘기 소녀였던 안네의 새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입니다.

[로날드 레오폴드 / 안네 프랑크 박물관 사무총장: 안네는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자신의 성적 발육이나 야한 농담 등 민감한 주제에 관해 쉽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전쟁과 나치의 학살, 은신처에서 삶 등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안네 역시 평범한 소녀였는데요.

자유를 갈구하던 이 소녀는 안타깝게도 독일 비밀경찰에 발견돼 유대인 학살지로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고, 이후 베르겐벨젠 수용소로 옮겨졌지만 병으로 죽고 맙니다.

'안네의 일기'는 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인 부친 오토 프랑크에 의해 1947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이꽃봄 / 영상편집: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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