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김지원 기자] 말 그대로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 김다미는 '괴물 신인'이라는 타이틀이 조금도 아깝지 않다. 첫 주연작임에도 불구하고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에너지로 스크린을 가득 메운 김다미는 '마녀'의 원톱 주인공으로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가 발생한 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 영화다.

'자윤'은 어깨 뒤에 남겨진 알 수 없는 표식에 대한 궁금증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이유 모를 통증을 참아내고 있지만 과거에 대해서는 그 무엇 하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 그 앞에 과거의 자신을 알고 있는 듯한 의문의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평온했던 일상의 모든 것이 뒤바뀐다.

김다미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시골 고등학생의 순수함부터 점점 자신을 옥죄어오는 인물들과 만나 혼란스러워하는 모습까지 변화하는 '자윤'의 복합적인 면모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김다미는 동그랗고 커다란 눈망울 가득 영락없는 고등학생 소녀의 순수함을 담고 있다가도 한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 되지 않는 묘한 표정으로 관객들을 좌우하며 잠시도 눈 뗄 수 없는 125분을 완성했다. 선과 악을 오고 가는 '자윤'을 뒤를 정신없이 쫓다 보면 그 시간조차 짧게 느껴질 것. 

독보적 존재감으로 '마녀'의 중심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김다미의 연기가 더욱 놀라운 점은 그녀에게 이번 영화가 거의 데뷔작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이다. 갑작스럽게 한국 영화계에 나타나 연기력으로 모두를 압도한 '진정한 괴물' 김다미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다음은 김다미와의 일문일답

- 영화 직접 보고 어땠나

내가 출연하는 영화가 개봉한다는 것이 사실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언론시사회에서도 스크린에 내 얼굴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고 신기해서 거기에만 신경 쓰느라 영화에 집중을 못 했다. 스태프 시사회 때 다시 한 번 제대로 보고 싶다.

- 극 중 '자윤' 어떻게 해석했나

'마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긴 하지만 착한 듯, 악한 듯 모호한 인물이다. 이런 점에서 관객들도 '자윤'에게 관심과 호기심이 더 생길 것 같다. 영화 제목인 '마녀'에도 사실 이런 이중적 의미들이 담긴 것이 아닐까.

- 감정 연기와 액션 연기를 병행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우리 영화에 신인 배우들이 많아 감독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영화 흐름에 맞게 순차적으로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조절을 해주셔서 감정에 더 잘 집중할 수 있었다. 다만 자윤의 액션은 강렬하고 절제된 느낌이 강해서 힘 조절이 필요했다. 기존에 운동을 안 했던 몸이라서 더 어려웠다. 그 가운데 감정 연기까지 동시에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 액션 어떻게 준비했나

5월에 오디션을 시작해서 7월 쯤 캐스팅이 확정됐다. 그때부터 배우들과 함께 매일 3~4시간씩 연습을 했다. 나는 운동을 했던 몸이 아니어서 기초 체력부터 시작해야 했다. 체력을 어느 정도 키우고 난 다음부터는 주먹 지르는 법을 배웠고 이후 최우식 배우와 본격적으로 합을 맞추면서 동작을 다듬어 갔다. 

- 1500:1의 경쟁률 뚫은 소감은

3차 오디션을 보고 나서 당시에 감독님께 전화가 왔었다. 확정됐다는 연락은 아니었고 만나자는 전화였는데 내게 '자윤' 역을 맡게 됐다고 말씀 하셨다. 당시에는 실감이 안 났었는데 집에 와서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니 그제야 실감이 났다.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너무 기뻐하셔서 나도 정말 기분이 좋았다.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 오디션은 어떻게 진행됐나

당시에는 '여고생 살인 병기' 이야기의 주인공 오디션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지원을 했다. 그래서 액션이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다. 오디션은 3차까지 진행됐는데 극 중 자윤이와 성격이 비슷한 인물의 대본이 세 번 주어졌다. 마지막 회차에서는 자유 연기도 조금 보여드렸다. 

- 본인이 뽑힌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도 궁금해서 사실 감독님께 몇 번 물어봤었다. 사실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실제 성격과 극 중 자윤이의 성격이 닮은 부분이 많은 편이다. 초반에 명희와 함께 등장하는 자윤이의 모습이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 등. 아마 감독님께서 그런 부분을 보고 날 뽑으신 것 같다.

- 원톱 여주인공인데 부담은 없었나

캐스팅 당시에는 이것이 내게 얼마나 큰일인지 체감하지 못했다.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기쁨에 단순히 '잘해야지'라는 생각뿐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난 뒤에야 '내가 과연 자윤으로서 극을 잘 이끌었나' 뒤늦게 생각했다.

- 현장에서 선배들이 많이 도와줬다던데

박휘순 선배가 장난기도 많지만 의외로 뒤에서 잘 챙겨주시는 편이다. 배우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첫 주연을 맡게 된 것에 대한 부담감이나 연기하면서 어려운 점들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 때 박휘순 선배가 '물론 어렵겠지만 넘어서야 하는 부분이고 바로 그런 것들이 너를 발전시킬 것이다'라고 조언해주셔서 기억에 남는다.

- 액션에 대한 선망 있었나

내가 액션을 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 했다. 같은 액션 영화일지라도 액션에 비중을 두기보다 상황 자체에 무게가 실린 영화들을 보면서는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해보긴 했지만 내가 직접 고난도의 액션을 소화하게 될 줄은 몰랐다.

- 액션 연기를 위해 참고한 작품이 있나

처음 하는 액션이라 감이 안 잡혀서 다른 영화를 참고해볼까 생각을 하긴 했다. 하지만 혹시나 내가 그 영화들을 그대로 답습하게 되지 않을까 고민이 되더라. 그래서 최대한 안 보려고 했다. 오히려 판타지적 요소를 살리기 위해 초능력 영화나 히어로 물을 더 많이 봤다. 

- 박훈정 감독 실제로 보니 어땠나

'마녀'를 통해 만나기 전에 감독님께서 연출하신 '대호', '혈투', '신세계' 등을 이미 본 상태였다. 영화에서는 굉장히 남성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딘가 건조하고 냉랭할 것 같은 이미지였다. 근데 직접 만나보니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장난도 많이 치고 먹을 것 좋아하는 소년 같은 이미지였다. 내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 

- 와이어 촬영한 부분 있나

'닥터 백'과 가장 처음 만나는 부분에서는 와이어 촬영을 했다. 최대한 모든 장면을 내가 직접 소화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좀 더 기술이 필요하거나 위험성이 따르는 장면에서는 대역 분들이 도와주기도 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액션 장면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 처음이라 부담도 컸고 카메라 각도에 따라 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전혀 몰랐다. 아마 지금 찍으면 훨씬 더 좋은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촬영이 없을 땐 주로 어떻게 지내는 편인가

'마녀' 촬영이 끝나고 한 6개월 정도를 쉬었다. 촬영하면서 운동을 꾸준히 하다가 갑자기 안 하려니 몸이 약해지더라. 그래서 기초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원래 달리기나 배드민턴처럼 간단한 운동을 즐긴다. 요즘엔 자전거를 취미로 타고 있다.

-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사실 아직 아무것도 해본 것이 없는 신인이라서 해보고 싶은 역할이 너무 많다. 최대한 다양한 역할들을 해보고 싶다. 이번에 '마녀'를 통해서 보여드렸던 자윤이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을 다양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 끝으로 '마녀' 홍보를 해본다면

스태프들과 배우들 모두 정말 열심히 촬영했는데 부디 관객들이 그 노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다양한 볼거리도 많고 새로움과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영화이니 많은 관객들이 보고 찾아주시길 바란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OBS플러스 김지원 기자 zoz95@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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