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도의 한 마을에서 에이즈 보균자가 호수에 투신해 목숨을 끊자 호숫물을 모두 교체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주민들의 항의 때문인데, 위생뿐 아니라 영적인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인도 남부의 한 호수.

수십 개의 배수용 호스를 이용해 물 빼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에이즈에 걸린 한 여성이 투신했기 때문인데, 마을 사람들은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물이 오염됐다며 모든 호숫물을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디파 콜란 / 후발리 부시장 : 에이즈 보균 여성이 호수에 투신에 자살한 이후로 주민들이 호숫물 마시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에이즈 균은 물을 통해 퍼지지는 않는다며 설득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수질테스트도 주민들이 거부하자 결국 '물 교체'라는 방법을 동원하게 된 것입니다.

[자키르 / 후발리 주민 : 시 당국에서는 에이즈 균이 물을 통해 퍼지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사실이라며 호숫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누가 보장할 수 있겠어요.]

호수 크기는 축구장 20여 개를 합친 정도.

그렇다 보니 물을 완전히 빼는 데만 5일 이상, 또다시 채우는 데에도 5일 넘게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오염에 민감한 인도인들이 위생뿐 아니라 힌두교도로서 영적 오염도 두려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에이즈에 대한 오해도 이같은 무리한 결정에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월드뉴스 이홍렬입니다.

<영상편집 : 정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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