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박혜영 기자] 3개의 신인상,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3위, 2017년 데뷔 여자아이돌 유일 월간 음원 차트 차트인, 그리고 444일의 공백기. 아이러니하지만 이 모든 게 한 그룹의 이야기다. 2017년 '최고의 기대주'로 등장하며 가요계 대형 신인의 탄생을 예고했던 프리스틴의 이유 없는 공백기와 소통 단절이 이어지며 팬들의 불만이 깊어지고 있다.

# 2017년 최고의 기대주, 그리고 잃어버린 444일

2017년 3월 21일 'HI! PRISTIN'이라는 앨범으로 가요계 도전장을 내민 프리스틴은 데뷔 해 성공적인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신인 걸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데뷔 앨범에서 초동 판매량(앨범 발매 첫 주 판매량) 1만 장을 넘겼으며 2017년에 데뷔한 여자 아이돌 중 유일하게 데뷔곡이 월간 음원 차트에 차트인 했다. 

어찌 보면 예상되는 결과였다. 7명의 멤버(나영, 로아, 유하, 은우, 레나, 결경, 시연)는 연습생 신분으로 참가한 '프로듀스101'에서 소속사의 선배 가수인 애프터스쿨의 '뱅((Bang)!'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방송 후 해당 영상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모았고 이 중 나영과 결경은 IOI의 최종 멤버로 선발됐다. 다른 멤버들의 활약도 이어졌다. 프로듀스 101에 참가하지 않은 나머지 3명의 멤버(예하나, 성연, 카일라)를 포함하여 매주 토요일마다 선보인 '플레디스걸즈 콘서트'로 '매회 전석 매진'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프리스틴 멤버들은 데뷔 전부터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며 대형 신인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는 데뷔 후 인상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데뷔앨범 'HI! PRISTIN'의 타이틀곡 'WEE WOO', 두 번째 미니앨범 'SCHXXL OUT'의 타이틀곡 'WE LIKE'를 통해 파워풀하면서도 발랄한 프리스틴만의 매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생에 단 한 번뿐이라는 신인상은 당연히 프리스틴의 몫이었다. '2017 아시안 아티스트 어워즈'를 시작으로 '2017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제27회 서울가요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2017년 최고의 신인 걸그룹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프리스틴의 완전체 활동은 여기까지였다.  지난 해 10월 멤버 카일라가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다. 올해 5월 나영, 로아, 은우, 레나, 결경이 '프리스틴V'로 유닛 활동을 펼쳤으나 프리스틴 완전체 컴백을 희망하는 팬들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했다. 두 번째 미니앨범 'WE LIKE' 의 마지막 방송 이후 프리스틴은 444일째 완전체 무대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인 걸그룹의 행보라고 하기엔 이해할 수 없는 긴 공백기가 이어진 것이다.

# 소통의 단절...팬들의 거듭되는 피드백 요청

자연스레 프리스틴을 둘러싼 루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 멤버의 탈퇴설이 불거진 직후 플레디스 측은 "탈퇴설은 사실무근이며 프리스틴은 다음 앨범을 위해 연습 중이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소속사의 공식 입장에도 팬들은 우려를 완전히 씻지 못했다. 현재 프리스틴은 개인 SNS와 스케줄, 플레디스가 제작·제공하는 어떠한 자체 콘텐츠도 없으며 팬들은 프리스틴 멤버들의 소식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프리스틴의 활동 중단과 컴백 지연의 이유를 묻기 위해 지속해서 소속사에 피드백 요청을 했다. 그러나 플레디스 측은 현 상황과 관련한 어떠한 공지 전달이나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 부상으로 인한 멤버 이탈이 활동 중단 사유로 거론됐으나 소속사는 멤버 카일라에 관한 향후 계획과 일정 등을 단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다. 또한 팬들은 플레디스 소속 다른 그룹의 경우 부상 멤버를 제외하고 활동을 진행한 전례도 있다는 것을 밝히며 멤버 1명의 사정으로 인해 완전체 활동이 미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팬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소통의 단절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프리스틴은 최근 데뷔 600일을 맞이했지만 소속사 측에서는 어떠한 축하 인사도 없었으며 멤버들의 생일을 제외하고는 V LIVE 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플레디스 소속 그룹 멤버들은 모두 올라온 할로윈 셀카도 업로드 되지 않았으며 거슬러 올라가면 추석 인사조차도 플레디스 소속 그룹 중 유일하게 프리스틴만 동영상이 아닌 개인 셀카로 대체됐다. 멤버들의 근황을 전하는 공식 트위터는 7월 8일에 멈춰있다. 

이에 프리스틴 팬들은 온라인을 통해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소속사 측에 피드백을 요청했다. 프리스틴 팬들은 "프리스틴에 대한 방치와 외면을 멈추고 합당한 매니지먼트 이행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팬들의 이러한 피드백 요청에도 플레디스 측은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후 팩스 총공, SNS 총공 등이 이어졌으나 소속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 행동하는 팬덤…플레디스, 이제는 응답해야 할 때

현 아이돌 시장에서 아이돌과 팬의 원활한 소통은 주요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리고 소속사는 그들의 소통을 이어주는 창구의 역할을 해야 하며 이는 매니지먼트의 기본이다. '충성스러운 소비자'라고 볼 수 있는 팬덤이 소속사를 향해 소통을 요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권리이다. 그리고 소속사는 팬덤의 요구에 답변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플레디스 측은 프리스틴 팬들의 피드백 요구에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금의 팬덤은 행동한다. 그들은 더 이상 안방에 앉아 아이돌의 컴백을 손 놓고 기다리지 않는다. 한파특보가 발효된 지난 7일 프리스틴의 팬들도 직접 플레디스 사옥을 찾았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직접 준비해 온 포스트잇과 대자보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손발이 얼 정도의 추위였지만 팬들이 직접 소속사를 찾은 이유는 단 하나, 플레디스의 제대로 된 피드백이다.

오늘로써 데뷔 628일을 맞이한 프리스틴의 공식 활동 일수는 92일(유닛 활동을 포함하더라도 112일)이다. 심지어 두 번째 미니 앨범이었던 'WE LIKE'의 경우 음악 방송 결방 여파로 인해 제대로 된 방송 활동이 이어지지 않았다. 갓 데뷔한 걸그룹이 1년 이상 아무 설명 없이 공백기를 보낸다면 그룹은 원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소통의 단절이 지속한다면 어렵게 구축한 팬덤의 균열은 자명한 일이다. 

이제 소속사는 팬들이 이해할 수준의 상황 설명과 향후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신인상을 휩쓸며 가요계에 데뷔한 재능 많고 어린 아티스트들을 대책 없이 방치하는 것은 '매니지먼트'가 아니다. 이제 플레디스는 프리스틴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소속사답게 팬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할 때이다.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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