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계에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있는 차준환(17·휘문고)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와 3차 대회에서 연속 동메달을 따냈고, 상위 6명만 출전하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해 동메달 획득 쾌거를 세웠다.

한국 선수가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건 2009년 김연아 이후 처음이다.

차준환은 오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키가 계속 크고 있다"라며 "훈련할 때 가끔 균형이 잡히지 않아 연기가 잘 안 될 때가 있는데,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고 극복 배경을 밝혔다.

그는 "큰 어려움 없이 올림픽 이후 첫 시즌에서 목표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 같아 기분 좋다"라며 웃었다.

차준환에겐 신장 문제보다 발 문제가 더 큰 고민거리다.

차준환은 올 시즌 발에 맞는 부츠를 찾지 못해 발목 통증에 시달렸다.

그는 "부츠가 맞지 않아 두 차례나 부츠를 바꿨는데,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해결하지 못했다"라며 "시간이 없어 연기 직전 20분 정도 일부러 강도 높은 스케이팅 훈련을 해서 통증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부츠 문제가 있긴 한데, 일단 부상을 조심하면서 남은 대회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준환은 이날 자신의 발 크기가 260㎜라고 공개했다. 180㎝의 육박하는 남성의 발치고는 매우 작은 편이다.

일반 선수들보다 발이 작아 적당한 부츠를 찾는데 어려움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차준환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극복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올림픽을 겨냥해 (쿼드러플 점프 등) 무리하게 기술을 연마하다 부상이 심해졌다"라면서 "호되게 당한 만큼, 차분하게 차근차근 성장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변의 어려운 상황을 신경 쓰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차준환은 '기존 프로그램인 쿼드러플 살코, 쿼드러플 토루프 외에 다른 4회전 점프를 훈련하고 있나'라는 질문엔 "시즌 전에 훈련했지만, 시즌 중엔 프로그램 구성 요소에만 집중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평창올림픽 직전 쿼드러플 플립, 쿼드러플 루프 점프를 훈련하기도 했다. 해당 점프의 완성 단계에 관해선 "두 점프의 성공률은 비슷한 수준'이라며 "너무 급하지 않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평창올림픽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큰 자산이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올림픽 이전엔 큰 국제대회 경험이 없었는데, 올림픽을 치른 뒤 긴장감을 관리하고 경기 전 내 페이스를 조절하는 능력이 좋아진 것 같다"라며 "이런 것들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낸 데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올 시즌엔 스핀 등 비점프 요소에 집중해 구성과 회전수에 신경 썼고, 프로그램 음악을 계속 들으며 해석하는 등 예술적 측면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랑프리 대회를 모두 마친 차준환은 4대륙 피겨선수권과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달린 국내 회장배 랭킹대회와 종합선수권 대회 대비에 나선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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