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멘에서 태어난 샴쌍둥이 형제가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해외에서 수술받을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안타깝게도 내전으로 공항이 폐쇄되면서 결국 기회를 놓쳤습니다.

【기자】

쌍둥이를 감싼 담요를 품에 안은 채 어디론가 향합니다.

숨이 멎은 아기들을 바라보는 아빠는 곧 울음이 터질듯 슬픔이 가득합니다.

[아크람 알-바흐샤니 / 샴쌍둥이 아버지: 아이들 건강 상태가 나빠 모두 힘들었습니다. 의료진은 예멘에 마땅한 의료시설이 없다며 해외로 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겨우 보름 남짓 살다간 샴쌍둥이의 이름은 압둘 칼렉과 압둘 라힘.

머리와 척추, 심장 등은 나눠졌지만 간과 생식기관, 팔다리는 하나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내전이 한창인 예멘에서는 기본적인 진단은 물론 수술조차 어려웠습니다.

담당 의사는 유엔 등 국제기구에 쌍둥이의 수술 지원을 호소하며 생존 가능성을 낙관했습니다.

[파이살 알-바빌리 / 의사: 면역 체계는 별개입니다. 한쪽이 건강하지 않아도 다른 쪽은 괜찮을 수 있습니다. 한쪽이 호흡 곤란을 겪어도 다른 쪽은 괜찮을 수 있습니다.]

내전을 주도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술 지원을 약속하며 간신히 지원의 손길이 나타났지만 골든타임이 지난 뒤였습니다.

예멘은 오랜 내전 탓에 나라 밖으로 나가는 길이 모두 막혀 있는 상황.

쌍둥이는 출국만 기다리다 결국 눈을 감았습니다.

현지언론은 이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 내전으로 고통받는 예멘 어린이들의 현실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정주한입니다.

<영상편집: 정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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