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과 같이 일제 침략 피해를 겪은 중국이 해군 관함식에서 전범기를 허용하는 파격을 선보였습니다.
'미국 견제' 차원의 행보지만 자칫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빌미가 될 수도 있어 우려가 제기됩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도선사의 도움을 받으며 함정 1척이 항구로 진입합니다.

선미 쪽에는 커다란 욱일기가 펄럭입니다.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국제관함식에 참가한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스즈쓰키 호위함입니다.

일제침략의 상흔이 남은 중국 땅에 전범기를 달고 간 것입니다.

이유도 단순합니다.

1889년 해군기로 지정된 깃발을 1952년 창설된 해상자위대에서 계승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해상자위대는 군대가 아닙니다.

때문에 우리 군도 지난해 제주 관함식 당시 욱일기를 달지 말 것을 요청했었습니다.

[문근식 /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현행 일본 평화헌법상 일본 해상자위대는 교전권도 없고 오로지 자국 영토를 외부로부터 공격받았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하게 돼 있어요.]

그런데도 중국은 게양을 허용했습니다.

'미국 견제를 위해 과거는 어느 정도 덮을 수 있다'는 실리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문제는 자칫 욱일기가 국제적으로 정당한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중국도 문제삼지 않는데 한국만 트집을 잡았다'는 주장에 빌미를 줄 수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주관할 것으로 보이는 해상열병도 논란이 예상됩니다.

한일이 함께 사열을 받을 경우 우리마저 욱일기를 용인하는 모양새가 우려됩니다.

하지만 군은 "타국 행사에 관여할 수 없다"며 별다른 외교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이영석 / 영상편집: 공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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