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사율 100%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북한으로 유입되자 정부도 접경지역을 통한 전파 차단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은 "철책이 있어서 매개체인 야생멧돼지가 내려올 수 없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DMZ 조사조차 막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철책을 따라 달리는 멧돼지.

엽사의 총까지 맞았지만 끝내 포획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2월, 인천 강화군의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이처럼 멧돼지 출몰 지점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특성상 야산과 하천, 심지어 주택가마저 가리지 않습니다.

[김철훈/야생생물관리협회 부회장: 무엇이든지 다 접촉해서 먹어치우는 그런 식성을 갖고 있죠. 그리고 물이든 산이든 거침없이 건너다니는 이동경로가….]

이런 멧돼지의 주요 이동경로 중 하나가 바로 남북을 잇는 백두대간입니다.

실제로 백두대간이 위치한 지자체마다 1㎢당 5~6마리의 서식밀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60년 이상 보존된 DMZ에서는 고유한 이동 경로 등을 구축해놓은 것으로도 관측됩니다.

정부가 멧돼지를 통한 아프리카 돼지열병 전파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오순민/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지만 멧돼지의 그런 특성 등을 고려할 때는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군은 "철책이 있어 멧돼지가 내려올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대응에 미온적입니다.

그러면서 남하 현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DMZ 조사조차 반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총력전을 펴는 정부 기조에 사실상 엇박자를 내는 셈입니다.

노크 귀순 등 경계에 허점을 노출했던 군, 멧돼지만큼은 철통방어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전종필·김영길 / 영상편집: 민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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