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북한 어선이 무려 57시간이 넘도록 우리 영해를 휘젓고 다녔지만 군의 제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방부 장관은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질타했습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어선이 함경북도를 출항한 건 지난 9일.

접경지역 어선단에 합류해 이틀 간 위장조업을 벌였습니다.

12일 오후 9시쯤에는 본격적으로 NLL을 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울릉도 동쪽 55km 해상까지 남하하는 동안 아무런 제지도 없었습니다.

삼척항 근해까지 접근한 14일 오후, 엔진을 끈 채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혹시라도 있을 군의 야간 대응사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기우였습니다.

다음날 오전, 가시거리가 확보된 가운데 마치 새벽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듯 여유롭게 입항했습니다.

하지만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군은 "식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해명을 내놔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결국 국방부 장관이 경계 실패를 인정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질타했습니다.

[정경두 / 국방부장관: 장비의 노후화 등을 탓하기 전에 작전·근무기강을 바로잡아 정신적인 대비태세를 완벽하게, 굳건하게 할 것을 특별히 강조합니다.]

거짓 해명에 책임 전가 의혹도 커지고 있습니다.

당일 부두에 병력까지 출동시켰음에도 "앞바다에서 발견됐다"고 둘러댔습니다.

해안경계시스템 운용 소홀보다는 항구 관리기관 책임을 더 부각시키기도 했습니다.

[해경 관계자: 1차적인 건 무조건 군입니다. 군은 레이더 기지가 육군 초소도 있고 해군 레이더 기지 있고 일단 해안경계 관련된 임무는 갖고 있으니까….]

"100% 철통경계"를 자신해왔던 군, 점점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현세진 / 영상편집: 정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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