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북관계가 진전되면서 인천 해안가를 둘러싼 군 철책선 철거가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처음 철거한 곳을 가봤더니, 엉뚱하게도 장벽을 쌓아올려 철책보다 더 '흉물'로 만들었습니다. 해양친수정책이 뒷걸음치는 현장, 김창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월 열린 군 철책 철거 착공식.

인천 도심 해안선에 있는, 63.6km 길이의 철책선 가운데 처음으로 2.4km를 걷어내는 것입니다.

[박남춘 / 인천시장(지난 4월 8일) : (인천이) 해양도시란 말만 하지 시민들은 체감을 못 하시죠. 이 일이 해양도시로서 인천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바다, 현장을 가봤습니다.

철책이 있던 자리에 야트막한 난간이 새로 들어선 가운데 뜬금없이 난간 두 배 높이의 장벽이 길게 이어집니다.

【스탠딩】
철책을 뜯어내고 올린 이 알루미늄 벽 때문에 이곳에서부턴 바다를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길이 400m나 되는 이 벽은 철책보다 더 심한 '흉물'이 됐습니다.

[김의진 / 인천시 서구 : 철책이 있었을 때는 바다가 보여서 그래도 좀 좋았는데 왜 이런 흉물을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인천시는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차폐시설을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하지만, 철책 제거의 취지가 사라졌다는 지적입니다.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 대안이 얼마든지 있었다. 나무를 심는다든가…. 새도 보호하고 경관도 훼손하지 않고, 또 시민들이 바다를 접할 수 있는, 또 갯벌을 바라볼 수 있는 방식이….]

정책 실행에 앞서 대안과 부작용 등을 검토했는지, 아쉬운 대목으로 남습니다.

OBS뉴스 김창문입니다.

<영상취재 : 한정신 / 영상편집 : 이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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