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청자 여러분께서도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들어 보셨을겁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 일대를 너른 광장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는데요.
이를 두고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보도국 이무섭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일단 광화문 광장을 바꾸겠다는 서울시의 계획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네, 지금 보시는 곳,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전당 광화문 앞입니다.

제가 여기 광화문앞 지도위에 서울시 계획안 특히 도로 구성안을 올려보겠습니다.

언뜻 보면 U자 같기도 하고 y자 같기도 한데요,

서울시는 광화문 앞길인 율곡로를 폐쇄하고, 대신 정부종합청사 뒤를 돌아서 현재 진행중인 의정부 발굴터로 돌아나가는 6차선 도로로 차량들을 우회하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새로 생기는 이 공간에 있던 월대라는 유물터를 발굴하면서 하나의 너른 광장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광화문 광장 양쪽으로 다니던 찻길은 세종문화회관쪽은 폐쇄되고 미대사관 앞길로만 차량 소통이 이뤄지게 됩니다.

이러다보니 크게 U자다 아니면 Y자다 하는 모양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럼 어떤 부분에서 행안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인가요?

【기자】

네, 자세히 보실 부분은 여기 정부종합청사 뒷길입니다. 정부청사 후문이 있는데요.

서울시는 우회 도로이다보니 차량을 감당하려고 현재 2차선인 도로를 6차선 이상으로 확장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정부종합청사 부지를 침범할 수 밖에 없는데, 정부청사에 딸린 민원실과 경비실, 어린이집 등입니다.

행안부는 이 시설들을 다른 곳에 새로 지어야 한다는 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시 안대로 되면 정문의 기능이 크게 약화돼 정부종합청사로서 제기능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행안부와 서울시가 합리적인 안을 찾으면 될 것 같은데, 또다른 문제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서울시 자체안이 논란입니다.

일단 이렇게 보면 크게 광장은 광화문 바로 앞 광장과 세종문화회관 앞 광장으로 크게 양분되는 구조입니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둘로 나뉜 광장이 진정한 광장이냐 이런 비난을 받는 것입니다.

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유력한 안 가운데 광장의 공간을 확보하고자 세종대왕상을 세종문화회관 공원쪽으로 옮기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남쪽을 보는 방향 그대로 옮기면 세종문화회관 벽을 보게 되니 이렇게 동쪽을 바라보는 것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인데요,

이건 떠오르는 해를 세종대왕이 바라본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지만, 저녁이면 등뒤로 해가 지는 모양이 된다는 점에서 감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동쪽이면 결국 일본인데, 굳이 세종대왕이 일본쪽을 바라봐야겠느냐 이런 지적도 나옵니다.

그런데도,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에 큰 애착을 보이고 있습니다.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은 도로를 바꾸고 광장을 새로 조성하는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광화문과 서울시청, 을지로와 동대문을 연결하는 4km 규모의 '지하 보행도시'를 만들고 이 구역에 GTX 역을 조성하는 큰 계획의 일환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형 프로젝트이다보니 서울시가 공연한 의심마저 사고 있습니다.

【앵커】
서울시가 공연한 의심도 사고 있다는 건 어떤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여기 올해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의 시간표가 있는데요,

서울시장만 3선인 박원순 시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6월까지입니다.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의 종료시점은 2021년 5월인데요,

마침 2022년 3월엔 5년마다 있는 대통령 선거가 있어서 결국 굳이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이런 초대형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려는 저의가 무엇이냐 의심을 사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불어서 행안부 안팎 취재를 해보면 쉽게 느낄 수 있는데요, 행안부 스스로가 서울시 계획 자체를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행안부만 합의를 하면 그대로 시행이 될 상황이다보니 자칫 이 원대한 계획이 실패할 경우 그 연대 책임이 작지 않다는 우려입니다.

그래서인지, 행안부는 최근 "시민 의견을 더 수렴"하거나 "국민 공감대를 얻은 뒤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행안부의 의견과 상관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정부청사부지를 침범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쉽게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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