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메룬에서 영어와 프랑스어 사용자들이 둘로 나뉘어 분쟁을 벌인지 벌써 햇수로 4년째입니다.
그 사이 애꿎은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19살 프레실라는 여동생 두 명과 좁은 단칸방에서 살고 있습니다.
고향을 급하게 떠나 공부도 그만뒀습니다.
최근 학교에 다시 다니지만 걱정이 앞섭니다.
[프레실라 음굼 체 / 학생 : 선생님들이 남서부로 되돌아가서 돌아오지 않는 바람에 이곳으로 왔는데 (진도가 달라)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요.]
프레실라가 고향과 학업을 등진 건 언어 때문입니다.
카메룬은 영어와 불어 두개 언어를 사용하느데 둘 사이가 좋지 못합니다.
2016년 영어권 주민이 불어권 주민 우대 정책에 항의하자 정부가 유혈 진압했고, 그 때 부터 영어권 분리 독립 투쟁이 시작됐습니다.
분리주의자들은 불어권 지배의 상징이라며 학교를 공격하고 학생과 교사들을 납치했습니다.
결국 학생들은 등교 공포에 시달리며 다른 지역으로 떠났고 교육 시스템은 붕괴됐습니다.
[타 자비스 마이 / 정치 블로거 : 4천 개 학교가 불에 타 무너지거나 폐쇄됐어요. 아이들 60만 명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어권 지역 학교가 있지만 도망 온 학생들이 너무 많아 혼란은 마찬가지입니다.
[알리 오수말리아 / 학교 행정관 : 우리 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예전에 학교에 다녔음을 증명할 문서를 갖고 있지 않아요. 출생증명서나 성적표도 없죠. (아이들을 가르치기가) 막막합니다.]
폴 비야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기구를 발족하기로 했지만 일명 언어전쟁이라는 해묵은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홍원기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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