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발병 원인은 좀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남쪽으로는 절대 전파되지 않는다"는 정부의 확신이 결국 국민을 기만한 셈이 됐습니다.
OBS는 지난 1월부터 전파 가능성을 예고했지만, 정부는 5월, 바이러스가 북한으로 퍼진 이후에도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농장.

위성지도로 주변을 살펴봤습니다.

왼쪽으로 약 2.4km에 한강 하류, 북쪽 약 1.8km에는 지류인 공릉천이 흐릅니다.

북서쪽으로는 논밭도 즐비합니다.

하천은 물론 섬에도 상륙하는 멧돼지가 충분히 유입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DMZ와 한강·임진강 하류가 방역 1순위로 꼽힌 배경입니다.

[이낙연 / 국무총리(지난 6월): 돼지가 수영을, 헤엄을 잘 칩니다. 당장은 비무장지대와 임진강 하구, 여기가 뚫릴 가능성이 크다….]

실상은 달랐습니다.

"민가와의 접촉 방지를 위해 울타리를 보급했다"지만 멧돼지는 철책도 뚫었습니다.

지난 7월에는 파주시 GOP 철책 수로로 멧돼지가 남북을 오가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그런데도 군은 "멧돼지가 내려올 일은 없다"고 자신했습니다.

[육군 모 사단장(지난 6월): 하천별로도 적의 침투라든지 멧돼지 침투에 대한 대비책이 다 강구돼 있습니다.]

때문에 서식 밀도를 낮추는 작업도 뒷북이었습니다.

6월 초, 국무총리의 "소탕" 지시에도 DMZ 수렵단은 지난달 20일에야 구성이 끝났습니다.

북중 접경 인근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게 지난해 8월.

1년간 뭘 했는지는 올초, 책임 부처 답변이 잘 말해줍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지난 1월): (큰 걱정은 없는 거네요?) 없죠, 예. 비무장지대나 이런 데서 원래 없었기 때문에 내려올 수는 없는 거죠.]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현세진 / 영상편집: 장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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