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생을 좁은 동물원에 갇혀 살았던 오랑우탄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이사합니다.

오랑우탄 산드라의 이야기인데 법원으로부터 '인격체'로 인정받은 지 5년 만에 자신의 권리를 누리게 됐습니다.

【아나운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동물원의 33살 암컷 오랑우탄 산드라.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동물원 한 곳에서만 자랐지만, 드디어 벗어납니다.

콘크리트 우리에 갇혀 가족도 친구도 없이 자란 산드라가 하나의 '비인간 인격체'로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엘레나 리베라토리 / 아르헨티나 판사: 인간인 우리가 산드라를 대하는 방식 자체를 고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존재하는 한 최대한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산드라가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지낸다며 소송을 낸 결과가 받아들여진 것인데, 자유의 몸이 될 권리는 얻었어도 지난 5년간 야생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동물원 사육사들이 산드라가 갑작스럽게 야생에 놓일 경우 오히려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결국 동물학자들이 산드라를 위한 최적의 거주지를 찾는 데 고심했고,마침내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유인원센터를 낙점됐습니다.

오랑우탄 21마리와 침팬지 31마리가 사는 보호구역으로 완전한 야생은 아니지만 동물원보다 훨씬 넓고 다른 유인원들과 교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가기 위해 컨테이너에 실려 11시간을 비행하고 트럭에 실려 한참을 이동해야 합니다.

[마리아 유지니아 다다 / 동물행동 교정사: 지금까지 스트레스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어요. 컨테이너에 들어가는 것부터 적응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산드라는 이르면 모레쯤 꿈의 장소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이꽃봄 / 영상편집: 이정현>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