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란이 여성에게만 닫았던 축구장 문을 드디어 열었습니다.

38년 만에 맞은 감격의 순간을 만끽하려는 여성들이 축구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아나운서】

한 손에는 이란 국기를 한 손에는 부부젤라를 든 여성들이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으로 몰려듭니다.

여성에게만 굳게 닫혀있던 이란 축구장의 문이 38년 만에 열리는 순간입니다.

[아테페 라히미 / 이란 여성 축구팬: 최초로 여성들의 축구장 입장이 허용된 날인만큼 여성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어요.]

아시아 최강으로 뽑히는 이란과 최약 캄보디아의 경기였던 탓에 관중석 대부분이 텅텅 비었지만 3천500석 여성 전용구간은 빈틈없이 가득 찼습니다.

때문에 이날 경기는 여성들만을 위한 파티가 열린 듯했고 여성 축구팬들은 경기 내내 뜨거운 응원 열기를 이어갔습니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따라온 이란이 여성 관중을 허용한 데에는 한 여성 축구팬이 분신 사망한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3월 남장을 하고 축구장에 들어가려다 체포된 여성은 징역형이 두려운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고 피파도 대표단을 보내 이란축구협회를 설득했습니다.

[지아니 인판티노 / 피파 회장: 이란 여성들뿐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여성에게 허용된 좌석은 전체의 4%에 그쳤고 시야가 가장 좋지 않은 좌석이 배정됐습니다.

남성 좌석과의 사이에는 분리 벽이 쳐졌고 경찰들은 응원 중 히잡이 벗겨지는 여성이 있는지 감시했습니다.

취재진과도 접촉도 엄격하게 차단했는데 역사의 한 장을 담으려는 열띤 취재 경쟁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 이꽃봄 / 영상편집 :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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