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콩이 송환법 반대시위를 촉발한 대만인 살인 혐의 용의자를 대만에 인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만이 거부하고 나서면서 두 곳 다 처음과는 다른 셈법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자】

지 해 2월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망치면서 범죄인 인도법안, 일명 송환법의 빌미가 된 찬퉁카이.

홍콩 정부는 사건 해결을 위해 사법공조를 요청한 대만 정부를 번번이 묵살했습니다.

그러던 홍콩 정부가 돌연 태도를 바꿨습니다.

우선 절도죄와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29개월을 복역하고, 내일 출소하는 찬퉁카이를 넘겨주겠다고 대만 당국에 통보한 것입니다.

[캐리 람 / 홍콩 행정장관 : 대만에서 살인을 저지른 용의자 찬퉁카이를 홍콩에서 홍콩법에 의거해 기소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찬퉁카이가 대만행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 홍콩 정부의 설명입니다.

찬퉁카이를 대만에 넘겨 홍콩 사태를 진정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만도 변했습니다.

치이잉원 총리는 홍콩 시위로 대만 내 반중국 정서가 달아오르면서 친중국 성향 야당대표에게 뒤지던 지지율을 단번에 역전했습니다.

최근에는 10% 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고 있던 상황.

대만 정부는 오늘 해석하기 애매한 사법공조 핑계를 대며 신병 인도를 거부했습니다.

[차이 찡-샹/ 대만 법무장관 : 사법 공조를 전제로 살해 사건 용의자인 찬퉁가이가 재판도 받지 않고 풀려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신병 인도 추진 배후에 차이잉원 총리를 견제하려는 중국이 있다며 '정치적 조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시위를 진정하려는 홍콩, 고공행진 지지율을 굳히려는 대만.

내일 출소하는 찬퉁카이는 과연 어느 곳으로 향하게 될지, 한 사람의 걸음이 홍콩과 대만, 중국을 모두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김정수 입니다.

<영상편집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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