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걸린 멧돼지가 6마리나 나온 강원도 철원에 정부가 다음달부터 민간 엽사를 투입합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 멧돼지 포획에 손을 놓고 있던 방역 당국은 취재 결과 이번 계획도 급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아프리카 돼지열병 감염 멧돼지 3마리가 잇따라 나온 강원도 철원군 DMZ 내 죽대리.

위성지도로 주변을 살펴봤습니다.

한 군사시설 부근에 폭 60m 규모의 강이 북에서 남으로, 군사분계선을 따라 흐릅니다.

왼쪽 진현리에는 남북을 관통하는 하천도 보입니다.

모두 바이러스 매개체인 멧돼지가 수로 등을 타고 내려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진현리에서는 양성 판정 멧돼지 3마리가 한꺼번에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기존 확진지인 경기도 중·서부, 인천 강화군의 환경과도 유사합니다.

그럼에도 당국은 "총성이 울리면 더 멀리까지 달아난다"며 총기포획을 원천 봉쇄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발병 멧돼지는 민통선 이남까지 진출했습니다.

[김철훈/야생생물관리협회 부회장: 우리나라의 경우 개체수가 많아서 먹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하루에 몇 km 가는 건 예사고….]

결국 정부가 정책을 바꿉니다.

철원에 남하방지용 울타리 두 구역을 설치하는대로 민간 엽사들을 보낸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미봉책으로 드러났습니다.

지자체와의 협의는 커녕 울타리 완공조차 기약이 없습니다.

[철원군청 관계자: 포획하라는 얘기는 아직 없습니다. 아직까지 하라고 내려온 게 없습니다. 문서를 시행받아야 하는데 문서가 아직 없어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방역 정책, 점점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현세진 / 영상편집: 공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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