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리카 돼지열병 여파로 지난달 4일부터 중단됐던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이 오늘부터 재개됐습니다.
사태가 진정됐기 때문이라는데, 정작 인근에서는 감염 멧돼지가 나오는 등 "방역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호미로 산능선을 파헤치는 장병들.

드러난 유해 표면은 붓으로 닦아냅니다.

올해 4월부터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원에서 진행 중인 6·25 전사자 유해발굴입니다.

그런데 아프리카 돼지열병 감염 멧돼지가 철원에서만 7마리나 나오자 한달 전,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총기포획이 금지된 '발생지역'임에도 민간 엽사 재투입을 결정하는 등 사정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해발굴이 재개됐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잦아든다'는 판단이 근거"라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불과 며칠 전 11km 떨어진 연천군 답곡리에서도 감염 멧돼지가 발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태를 키울 수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바이러스가 함유된 멧돼지 분변, 혈액 등이 병력과 차량, 장비 등에 묻어서 반출될 여지가 큽니다.

[호세 마누엘 산체스 비스카이노/세계동물보건기구 ASF 표준연구소장: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또한 동물이나 사람에 의해서도 전달됩니다. 뿐만 아니라 발병 개체가 그 지역에 있다면, 전파가 아주 용이합니다.]

군 당국도 이런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진행 중인 호국훈련도 경기·인천 일정은 조정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유해발굴은 강행하는 모순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허욱구/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우리가 찾아야 될 전사자는 12만 3천여 명이며…. 유해발굴이 다른 비무장지대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엇박자를 빚어온 방역 정책, 수많은 농가 피해에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현세진 / 영상편집: 장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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