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형법 개정안을 두고 큰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새 법에 따르면 여성이 집에 늦게 들어올 경우에도, 결혼 전에 연인이 성관계를 가질 때도 처벌을 받는 등 초보수적인 조항에 시민들이 거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인도네시아의 대학생 마닉은 요즘 학교보다 거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형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을 조직해, 의회를 압박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9월, 의회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 만든 현행 헌법 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새 법에 따르면 혼외 성관계를 할 경우 최대 1년 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결혼 전 성관계도 마찬가집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처벌 조항 역시 들어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여성의 귀가 시간을 정하고 있고, 낙태나 미성년자의 피임도 처벌을 받습니다.

대통령 모욕죄까지 부활, 사생활을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킨다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마닉 마르가나마헨드라 / 학생 : 인도네시아의 부패가 점점 더 심해져 민주주의가 크게 제한을 받게 될까 두렵습니다.]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불붙었고,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도 5명이나 나왔습니다.

199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에, 의회는 표결을 다음 회기로 미뤘습니다.

하지만 연기가 아니라 전면 철회여야 한다며, 대학생뿐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단체에 고등학생
까지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마닉 마르가나마헨드라 / 학생 : 학생과 노동단체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겁니다. 현 정부가 권력에 야합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원리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분위기로 이슬람 율법을 지지하는 보수와 자유를 강조하는 진보 진영의 대립이 더 심화할 전망입니다.

월드뉴스 홍원기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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