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3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또다시 물에 잠겼습니다.

일주일 새 세 번 째인데요.

수해로 인한 피해가 1조 원을 넘었습니다.

【아나운서】

물의 도시 베네치아가 물의 역공에 빠졌습니다.

산마르코 광장은 거대한 수영장으로 변했고 무릎까지 오는 장화는 필수품이 됐습니다.

디올, 샤넬 등 명품 매장에도 물이 들어찼고 한 호텔은 투숙객까지 배수 작업에 나섰습니다.

[토마스 비기아니 / 호텔 투숙객: 우리가 묵었던 호텔에 홍수가 나서 모두 장화를 신고 돕고 있어요.]

현지시간 17일,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기상악화로 150cm까지 오르며 도시의 60%가 또다시 물에 잠겼습니다.

지난 12일과 15일에 이어 벌써 세 번째입니다.

유서 깊은 건축물과 예술품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수상 버스마저 끊기며 관광객은 발이 묶였습니다.

[루이지 브루냐로 / 베네치아 시장: 기후변화에 따른 결과입니다. 전 세계는 물론이고 베네치아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베네치아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천만 유로, 우리 돈 약 250억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지만 잠정 피해만 1조 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베네치아는 만성적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1984년 '모세 프로젝트'를 마련했습니다.

취약 지역에 조수 유입을 차단하는 인공 방벽을 설치하는 것인데, 2016년 완공했어야 하지만 자금난과 부패 등으로 사업은 지연됐습니다.

결국, 53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맞고서야 이탈리아 정부는 '모세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상태.

소 잃고 방벽 세운다는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 이꽃봄 / 영상편집 :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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