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광릉 숲이 개발 유혹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개발가치 때문일텐데요.
유은총 기자가 광릉 숲이 주는 가치를 알려드립니다.

【기자】

우선 광릉숲에는 5천360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있고, 이중 20종은 천연기념물입니다.

하지만 이런 광릉숲도 자치단체들의 개발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무산되기는 했지만, 남양주시가 국내 최대 첨단 가구산업단지를,

[김기용 / 남양주시 산업경제정책과장(지난 6월): 약 1천800억 원 정도의 지역경제의 효과가 발생하고, 약 900여 명 정도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됩니다.]

의정부시는 숲과 4km 떨어진 곳에 쓰레기 소각장을 계획중입니다.

[의정부시 관계자: 저희는 쓰레기 대란 우려를 피하기 위해서 소각장 설치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고요.]

하지만 광릉 숲은 이런 개발 가치를 뛰어 넘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4~5년 마다 발간하는 산림공익기능평가보고서입니다.

물 저장과 정화, 대기질 개선 등 총 12가지 숲의 기능을 가지고, 우리가 돈을 들여서 얻을 수 있는 값으로 따졌더니 1ha 당 200만 원 정도로 나왔습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구역이 있는 광릉 숲의 면적은 2만4천ha, 매년 4천700억 원이 넘는 가치를 숲에서 받는 셈입니다.

[김기동 /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 4천760억 원이고 매년 발휘하는 평가액이기 때문에 이것을 보존가치로 평가하면 10조 정도가 되리라 보고 있습니다.]

이런 산림의 경제적 가치는 매년 7.5%씩 늘어난다고 학계는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사람들이 숲에서 얻는 힐링과 같은 무형의 가치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유은총 기자와 얘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광릉 숲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숲입니다.
이런 숲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따진다는 상황이 좀 아이러니한데요. 광릉숲 어떤 곳입니까.

【기자】
예. 광릉숲의 자연상태, 영상을 보며 설명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이 장수하늘소의 모습인데요. 광릉 숲에는 이런 천연기념물 20종이 살고 있습니다.
더 좋은 건 사계절이 주는 숲의 경관입니다.
가을 숲도 좋지만, 눈이 오고난 뒤에 겨울 눈꽃이 절경을 이루는 곳입니다.

【앵커】
앞서 광릉 숲의 경제적 가치가 매년 4천700억 원이 넘는다고 했는데, 무형의 가치는 따지지 않은거죠?

【기자】
네, 우선 따지지 못하는게 역사적 가치입니다. 광릉은 수양대군인 조선 7대 임금 세조의 능입니다.
560년 전 이곳에 능이 들어서면서 벌목과 출입이 금지돼 자연스럽게 숲 원형이 보전됐습니다.
일제강점기에도 학술 연구림으로 지정되면서 오히려 200여종의 식물이 심어진 곳입니다.

【앵커】
우리 민족을 수탈했던 일제도 광릉숲을 보호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일제시대에도 지켜졌던 광릉 숲이 요즘 훼손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광릉 숲은 국내에서 보기드문 원시림이 있기도 합니다.
지난 2010년에는 신안 다도해에 이어 국내 4번째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국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남한지역에 6곳, 북한지역에 백두산과 금강산이 포함된 5곳이 등재됐습니다. 

【앵커】
경제적 가치와 역사적 가치 외에도 많은 가치를 갖고 있을 텐데요.

【기자】
예 맞습니다. 앞선 리포트에서 광릉 숲에 대해서 경제적 가치를 설명했지만 사실 가격으로 매길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김기동 연구사의 말을 들어 보겠습니다.

[김기동 /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저희가 가치로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훨씬 더 많은 공익기능을 산림이 우리에게 준다고 볼수 있습니다.]

숲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의 생명 가치를 비롯해 숲과 인간과의 문화적 가치에 이르기까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광릉 숲에 있습니다.

[김희채 / 광릉숲보전센터장: 이런 문화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국민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국민들의 삶이 변화 될 수 있다' 더 따질 필요도 없겠죠.

【앵커】
숲을 보존하기 위한 완충지역이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어느정도인가?

【기자】

지도를 보며 설명드리겠습니다.
광릉숲은 포천시, 의정부시, 남양주시 등 3개 도시에 걸쳐져 있습니다.
붉은 색으로 표시된 지역이 광릉 숲의 핵심 지역, 녹색은 완충지역으로 숲의 훼손을 막기 위해 설정된 지역입니다.
노란 색으로 넓게 펼쳐진 지역은 전이지역이라고 하는데, 완충지역의 오염을 막기 위한 지역입니다.
과거에는 이 전이 지역이 5km정도 였는데, 지금 일부지역은 1km까지 줄어들었습니다.
한 번 훼손된 광릉 숲은 원상 복구가 될 수 없습니다.
자치단체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앵커】
자연의 가치는 따질 수도 없고 이제는 인류의 자산입니다.
광릉 숲이 개발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랍니다.
유 기자 수고했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영상취재: 유병철 / 영상편집: 조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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