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칠레 산티아고의 국립경기장.

검은 옷을 입고 검은 천과 안경으로 눈을 가린 여성들이 똑같은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습니다.

[잘못은 내게 없어 내가 어디 있었든 어떻게 차려입었든 성폭행범은 바로 당신!]

'성폭행범은 바로 당신'이라는 제목의 노래입니다.

지난달 칠레의 한 여성 단체 회원들이 만연한 성폭행과 이를 방치한 정부에 항의하고자 그룹을 결성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손가락질받는 현실에서 벗어나 가해자들이 처벌받는 세상으로 바꾸자는 취지가 담겨 있습니다.

[시빌라 소토마요르 / 칠레 여성 단체 회원: 무언가 도울 방법이 없을까 찾던 중 발표되지 않은 극 작품의 노래 일부를 활용하기로 했어요. 아르헨티나 작가 리타 세가토의 작품에 몇 가지 율동을 넣어 완성했죠.]

처음 45명의 여성이 부른 이 노래는 불과 2주 만에 1만여 명의 여성을 끌어모았고...

SNS를 타고 멕시코와 프랑스, 스페인은 물론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 등지로 퍼져 나가며 동조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파울라 코메타 / 칠레 여성 단체 회원: 정말 많은 분이 함께하고 있어요. 전 세계 여성들, 반체제 인사, 소년과 소녀들이 우리와 같은 폭력을 겪고 있다는 방증일 거예요.]

거리로 나와 '성폭행범은 바로 당신'을 외친 여성들은 이 노래를 칠레에서 전 세계로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전했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 이꽃봄 / 영상편집 :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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