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정부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을 대체복무요원에 포함시키지 않는 쪽으로 일단 결론을 내렸죠.
하지만 K-POP 스타 등의 대체복무에 대한 찬반은 여전히 뜨겁게 진행 중입니다.
차윤경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가수협회와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공동으로 연 K팝 가수 병역문제에 대한 공청회.

방탄소년단 BTS 등 K팝 가수들이 국위선양에 크게 기여하는데, 이들을 포함하지 않은 대체복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가수협회가 나선 겁니다.

[이자연 / 대한가수협회 회장(지난 18일): 현재 빌보드 1위 자리를 (가수의 병역 문제로) 반납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1973년부터 순수예술·체육인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병역특례제도.

정치권 등에선 시대가 달라져 순수·대중예술의 벽이 허물어졌고, 경제적 효과도 큰 만큼 대중문화예술인도 포함돼야한단 목소리가 높습니다.

[안민석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지난 18일): 과거의 순수 예술인들에게만 주어지던 병역 혜택이 지금은 문화융합시대에 대중문화예술인에게도 그 혜택이 주어져야 된다는 것에….]

그러나 병역 자원이 계속해 줄고 있고 기준의 공정성과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 상대적 박탈감 등을 들어 반대의견도 여전합니다.

[최창호 / 사회심리학 박사(지난 18일): 신뢰도의 문제…얼마만큼 과연 그러면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국민의 합의가 이루어져 있는가….]

지난달 정부 발표 이후에도 대중문화예술인의 대체복무 편입 요구가 계속되자 청와대는 이달 들어 국민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BTS는 이미 여러 번 당연히 군대를 가겠다고 밝혔지만, 이런 당사자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대중문화예술인의 대체복무는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OBS 뉴스 차윤경입니다.
 

【앵커】

그럼 취재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차윤경 기자, 우리나라에 징병제가 있는 한 이 대체복무제 문제는 계속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공정성'인데요, 그 '공정성'이 대중에게 가장 민감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대학입시와 군대 문제입니다.

특히 병역특례가 그렇습니다.

사실 예술·체육 특기자로 대체복무를 하는, 흔히 우리가 말하는 병역특례를 받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병무청 자료를 보면 지난 2016년에서 올해 5월까지 예술요원으로 편입된 사람은 82명, 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사람은 37명입니다.

【앵커】

그런데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어요. 대체복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고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이들 요원들을 뽑는 기회가 평등했는가, 또 과정은 공정했는가 등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됐습니다.

국회 국정감사 때마다 군대를 피하기 위한 꼼수 출전이나 복무규정을 어기는 일들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지난해엔 전 축구국가대표 장현수 선수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체육요원 봉사활동 실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 때문에 "대체복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앵커】

최근 논란은 좀 다른 측면인데, 이번엔 방탄소년단 BTS의 대단한 성과가 오히려 반대의 논란, 그러니까 BTS도 병역특혜를 받아야 한단 주장을 만든거죠?

【기자】

네, 요즘 BTS를 비롯한 K-POP 가수들의 국가 브랜드 파급력은 순수예술 분야에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사실 더 크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BTS의 경우 명실상부한 '21세기 비틀즈'로도 불립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과 영국 오피셜 차트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K팝 가수로는 처음으로 세계 콘서트계의 심장으로 통하는 영국 런던 웸블리 무대에도 섰고,

비아랍권 가수 중에선 처음으로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앵커】

유형 무형의 경제적 효과도 어마어마하고요.

【기자】

네, 지난해 말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을 보시죠.

BTS때문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약 80만 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약 8%입니다.

연평균 생산유발효과로는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의 26배에 달합니다.

하지만 BTS의 맏형인 1992년생 진과 둘째인 1993년생 슈가가 곧 입대를 해야 합니다.

이러다 보니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BTS 같은 경우 현역복무보다 대체복무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이란 브랜드 가치에 더 기여할 것이란 주장이 나옵니다.

【앵커】

병역특례제도가 처음 만들어진 건 1973년인데 그때와 시대 상황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어요.

【기자】

말씀하신 부분이 정치권과 가수협회 등에서 제기하는 주요 쟁점 중 하나입니다.

바로 '차별'이란 부분인데요,

예전엔 대중예술을 천하게 보고 순수예술을 높게 보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바뀌었으니 법도 바뀌어야 한단 겁니다.

헌법이 보장한 평등권과 문화국가의 원리에 위배된단 주장도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축구선수 손흥민은 병역 혜택을 받는데 왜 BTS는 못 받느냐"는 의문이 여기에서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병역 자원이 계속 줄어드는 문제도 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대체복무제 개선안의 핵심은 바로 병역 자원을 확보하는 겁니다.

출산율이 심각하게 떨어지며 보시는 것처럼 병역 자원도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하는 문제와 여성의 입대 문제 등까지 겹치며 대체 복무나 병역 면제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감이 높습니다.

【앵커】

대체복무 편입 기준을 무엇으로 삼느냐에 대한 부분도 논란이 될 수 있겠는데요?

【기자】

네, 최근 음원 음반 사재기 논란, 또 오디션 순위프로그램에 대한 조작 논란 등이 벌어지며 대중예술문화계 성적의 신뢰도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대중예술계에선 미국의 빌보드 차트와 그래미 어워드 같은 시상식은 순수 예술 분야의 단일 대회 수상보다 훨씬 공신력이 있다며 이러한 것들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문제는 신중하고 공정한 잣대로 접근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윤경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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