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후 우울증 하면 여성을 떠올리지만, 남성도 절대 자유롭지 않다고 합니다.
영국의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초보 아빠 가운데 최소 10%가 산후 우울증을 겪는다고 합니다.
【아나운서】
헌트는 딸 이사벨이 태어나면서 아빠가 되고 싶던 꿈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현실이 된 꿈은 기대만큼 달콤하지 않았습니다.
귀여운 딸의 재롱을 봐도, 헌트는 피곤할 뿐입니다.
[로스 헌트 / 초보 아빠 : 아기가 조막만한 손으로 제 손가락을 잡으면 감정이 복받치고 무조건적인 사랑이 피어오를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그냥 멍한 게 아무 느낌이 없었어요.]
일반적으로 초보 엄마 두 명 중 한 명은 임신 기간이나 출산 후, 우울증이나 피로감 등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초보 아빠도 38%가 같은 증상을 앓고 있었습니다.
최소 10%는 산후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샤 바버 / 정신건강의 : 남자는 출산을 통해 어떤 경험과 기분을 느낄까요? 남성의 정신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연구자료가 거의 없어요. 남성도 여성처럼 불안과 우울증을 겪는데 말이죠.]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쌓이는 신체적 피로,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 아이가 태어나면서 바뀐 환경 등은 남성에게도 스트레스입니다.
게다가 여성과 달리 자기감정을 인식하고 털어놓는 것도 익숙지 않습니다.
[앤디 챔버스 / 산후 우울증 치료사 : 남자로서 (산후 우울증) 치료를 받는다는 게 창피하고 수치스럽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세요. 이젠 그런 세상이 아닌데 말이죠.]
아버지의 산후 우울증을 방치할 경우, 딸이 10대가 됐을 때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들 모두 대화를 통한 위로와 공감을 나눠야 하는 이유입니다.
월드뉴스 홍원기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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