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집트를 30년 동안 철권통치하다 시민혁명으로 축출됐던 호스니 무바라크가 사망했습니다.

전쟁 영웅으로 사랑받았고, 동시에 독재자로 미움을 샀던 파란만장했던 삶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아나운서】

'현대판 파라오'로 불렸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91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이집트 TV 아나운서 : 모하메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수년간 지병을 앓은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무바라크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에서 활약하며 전쟁 영웅이 됐고 단번에 부통령 자리를 꿰찼습니다.

1981년 사다트 당시 대통령이 암살되자 대통령직을 이어받으며 본격적인 정치 인생이 시작됐습니다.

무바라크는 이집트를 아랍연맹에 재가입시켜 중동 평화에 기여했고, 이집트의 국제적 위상도 높였습니다.

국내 정치 불안도 해소해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탄압과 장기집권을 향한 야욕, 부진한 경제와 부패라는 얼룩을 남겼습니다.

[에마드 알 딘 후세인 / 신문사 편집장 : 시민사회의 정치 활동을 억제해 정치를 마비시키고 정치권에 공백을 만든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숨 막히는 독재 정치를 참다못한 시민들은, 결국 2011년 아랍의 봄을 맞아 무바라크를 권좌에서 끌어내렸습니다.

하지만 권력은 다시 군부에게 넘어갔고, 정치 혼란과 경제 위기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무바라크를 축출하고도 민주화 과제를 풀지 못한 시민들은, 그의 죽음에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세린 사드 / 이집트 시민 : 공기업 민영화, 질병 확산, 만연한 부패 등은 무바라크를 임기 내내 괴롭혔죠.]

[모하메드 아메드 아브도 / 이집트 시민 : '무바라크 시대'에 우리는 평온하고 안전하고 풍요로웠습니다.]

정부는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무바라크의 장례식을 군인장으로 치르기로 했습니다.

월드뉴스 홍원기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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