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멀쩡한 밭을 갈아엎거나 갓 짜낸 우유를 쏟아버리는 일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봉쇄 조치로 물류가 막히면서 판로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리포터】

미국 위스콘신의 한 목장, 저장고에 있던 신선한 우유가 배수구에 그대로 버려집니다.

코로나19로 우유를 구매하던 대형 식당이나 학교 등이 문을 닫자 판로가 막힌 겁니다.

다른 판매처를 찾아보려 해도, 감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트럭 운전자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유제품은 금방 상하기 때문에 그냥 버리는 것밖엔 방법이 없습니다.

[라이언 엘비 / 미국 낙농업자 : 재정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돈을 받지 못하면 그땐 확실히 알게 되겠죠. 배상이 있을 거라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유제품이나 곡물 같은 음식물뿐 아니라 꽃도 수난에 처했습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이 화훼농장은 네덜란드와 벨기에 꽃을 수출해왔지만, 지난달 21일 이후 항공편이 중단되면서 수출길도 끊겼습니다.

최소 5월 중순까지는 항공기가 뜰 계획이 없어, 결국 꽃이 썩기 전에 잘라내는 일만 계속하고 있습니다.

[드리샤 예오/ 헬리코니아 농장주 : 꽃이 피려면 시간이 좀 있지만 수출길이 언제 열릴지 알 수 없으니 이렇게 잘라내는 수밖에요. 그대로 놔두면 다음도 기약하기 어려워요.]

이미 다 자란 작물을 내다 팔 길이 막힌 것도 문제지만, 작물을 키울 노동력이 들어올 길이 끊긴 것도 골치입니다.

인도 최대의 밀과 쌀 생산지인 펀자브주는, 인도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지자 일꾼을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

[구르메시 싱 / 농부 : 일손이 부족해서 타격이 커요. 봉쇄령 때문에 사람을 구하기가 힘듭니다.]

한쪽에서는 물량이 딸리며 사재기가 일어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판로가 막힌 식량들이 땅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이지현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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