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안문 시위 31주년을 맞은 어제 침묵만 흘렀던 중국과 달리 홍콩에서는 희생자 추모집회가 열렸습니다.

중국 의용군행진곡 모독 처벌법을 가결한 홍콩입법회는 야당의 반발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기자】

저녁 8시 9분, 수천 명의 홍콩 시민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입니다.

8시 9분은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다는 것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천안문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촛불집회입니다.

[유렌화 / 1989년 천안문 시위 참석자 : 미국은 중국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깨달았습니다. 이제 중국은 대만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위협적 존재입니다.]

홍콩을 포함해 중국 내에서 열린 유일한 추모집회입니다.

홍콩 경찰이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31년 만에 추모집회를 불허했지만 이에 맞서 홍콩시민 수천 명이 빅토리아 공원에 모였습니다.

추모집회는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습니다.

[리척옌 / 전 홍콩 노동당 의원 : 중국은 본토인들을 우둔하게 세뇌시키고 있지만, 우리 홍콩인들은 '1989년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가 희생된 분들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촛불을 밝힐 겁니다.]

세계 곳곳에서도 천안문 시위 추모집회가 열렸습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구상 어떤 지역도 1분은 60초지만, 중국은 매년 364일만 있다"고 중국을 직접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천안문 시위를 '1980년대 말의 정치 풍파'라고 칭하는 중국 정부의 견해는 확고했습니다.

[자오리젠 / 중국 외교부 대변인 : 신중국 70년 만에 이룬 위대한 성과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합니다.]

이런 가운데 홍콩입법회는 중국 의용군행진곡을 모독하면 최고 3년의 징역형에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입법회 의사당은 야당 의원 일부가 "부끄러운 정권은 악취가 난다"며 오물을 투척하며 반발하는 소동이 일었습니다.

월드뉴스 김정수 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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