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도에서 봉쇄 지침을 어겨 경찰에 잡힌 아버지와 아들이 잇따라 숨졌는데, 경찰의 고문 때문이라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습니다.

인도 사회에 만연한 경찰 폭력을 부각시키며 인도판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몽둥이를 들고 시민을 위협하는 인도 경찰.

시민을 모아놓고 기합을 주기도 합니다.

벌을 주는 사람도 당연하게, 받는 사람도 당연하게 여길 정도입니다.

심지어는 즉석에서 매질을 가하기도 합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다루고 있는 모습인데, 결국 사달이 났습니다.

지난 19일, 타밀나두주에서 상점을 운영하던 자야라지 임마누엘과 아들 베닉스가 야간통행금지 시간을 넘겨 영업하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구금된 지 3일 만인 22일 아들이 숨졌고, 바로 다음 날에는 아버지가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가족과 지인들은 경찰에게 당한 고문과 폭행이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에다파디 팔라니스와미 / 인도 타밀나두주 총리 : 임마누엘 부자와 경찰 간에 문제가 있었고, 경찰은 부자를 교도소에 법정 구속했습니다. 이후 임마누엘 부자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그곳에서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당국은 사건에 직접 관련 의혹이 있는 일부 경찰관들에게만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사건의 잔혹성과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에 시민들은 분노했습니다.

지역 사회는 150여 명이 참여해 시위를 벌였고, 상점들도 경찰 폭력에 항의하기 위해 문을 닫았습니다.

인도 전역에서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전국적인 분노로 커진 것은, 인도 사회에 경찰의 폭력이 만연해있기 때문입니다.

인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경찰의 폭력과 고문은 하루 15건에 달하고, 재판 과정이나 구금 도중에 숨지는 사람은 하루에 9명이나 됩니다.

위원회는 일부 사망자는 아예 공개되지도 않는다면서, 경찰 폭력이 일상화되어 버린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월드뉴스 최지해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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