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급차와 접촉사고가 난 택시기사가 사고 처리를 이유로 환자 이송을 막아 환자가 숨졌다는 내용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택시기사를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은 40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우승원 기자입니다.

【기자】

사이렌을 울리며 급히 달리는 구급차.

차선을 바꾸다 뒤에 있던 택시와 부딪칩니다.

구급차 운전자가 명함을 주고 자리를 뜨려 하자 택시기사가 막아섭니다.

[택시기사: 아니 난 명함 필요 없고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니까?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고. 어딜 그냥 가. 아저씨.]

환자의 가족이 빨리 가야 한다며 애원하지만, 믿지 않습니다.

[택시기사: (가야 해요. 지금 병원 가야 해요.) 지금 요양병원 가는 거죠? (아니에요. 응급실 가야 해요.) 그러니까 응급실 가는 건데 급한 거 아니잖아, 지금. (급해요.)]

자신은 규정을 따지는 것뿐이라며 구청에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택시기사: 불법으로 사이렌 켜고 응급환자도 아닌데 지금 위험하게 이렇게 끼어들고 (응급환자야). 응급환자인지 아닌지 그건 의사가 판단할 거야.]

환자는 택시기사가 부른 다른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5시간 뒤인 밤 9시쯤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날 실랑이로 길에서 지체된 시간은 약 10분.

구급차엔 폐암 4기 환자인 80대 여성이 타고 있었습니다.

환자의 아들은 이런 내용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택시기사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이 청원은 40만 명에 가까운 국민 동의를 얻은 상태입니다.

파문이 커지자 경찰은 수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교통과가 수사 중인 이 사건이 형사법 위반과도 관련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형사과 강력팀 1곳을 추가로 투입했습니다.

OBS뉴스 우승원입니다.

<영상편집: 민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