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한 데에는 정치적 이유가 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에 거부감을 보이면서, 마스크 착용이 방역이 아닌 정치가 됐다는 지적입니다.

【아나운서】

텍사스의 한 로데오 경기장.

관중석은 빼곡히 들어찼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물론 마스크를 쓴 사람도 없습니다.

어린아이 한 명이 마스크를 턱에 걸쳤을 뿐입니다.

이달 초, 텍사스 주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이곳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로데오 대회 관람객 :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헌법이 규정한 권리에 반합니다. 정부가 내게 뭘 쓰라고 명령해서는 안 됩니다.]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자유이고, 마스크는 범죄자의 신분 위장용이라는 인식은 서구에서 마스크 착용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마스크 착용이 남성성에 반하는 '연약함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도 한몫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스크를 거부하며 이 편견에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강한 정치인'의 이미지가 희석되는 것을 우려한 데다, 코로나19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김으로써 경제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트럼프와 공화당 지지자들도, 트럼프를 따라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세였습니다.

2차 확산이 본격화된 지역은, 이른바 선벨트, 북위 37도 아래에 있는 텍사스와 애리조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인데,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입니다.

이 지역들은 트럼프의 정책에 따라 서둘러 경제를 재개했고 마스크 착용에도 소극적이었습니다.

때문에 코로나19 재확산에 트럼프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앤드류 쿠오모 / 뉴욕 주지사 : 대통령님. 코로나19 확산의 공모자가 되지 마십시오. 이건 상식입니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아주 간단한 신호를 보내세요.]

트럼프 대통령의 '마스크 외면'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지역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겁니다.

트럼프는 마스크를 기꺼이 쓰겠다고 입장을 바꿨지만, 확산세를 멈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월드뉴스 최지해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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