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국왕이 나라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아들 펠리페 6세 현 국왕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여론은 좋지 않습니다.

【아나운서】

스페인 전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가 나라를 떠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접적인 원인은 부패 혐의로 인한 왕실에 대한 여론 악화입니다.

후안 카를로스 1세는 사우디의 고속철도 사업과 관련해 1억 달러의 뇌물을 받아 스위스 비밀 계좌에 은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 국왕 펠리페 6세가 이 돈의 수혜자임이 밝혀지면서 여론이 악화했습니다.

펠리페 국왕은 지난 3월 아버지의 유산 상속을 포기했고 전직 국왕에게 주는 연금은 취소됐습니다.

하지만 왕실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라쿠엘 보카 / 스페인 마드리드 주민 (지난달 25일) : 카를로스 전 국왕이 얼마나 많은 돈을 훔쳤는지 말하라고 요구하기 위해 시위에 나왔습니다.]

후안 카를로스 1세는 한때 스페인의 의회 민주주의와 입헌군주제를 이끈 국왕으로 존경받았습니다.

하지만 2011년 크리스티나 공주의 공금횡령 연루 사건, 2012년 호화 코끼리 여행 등으로 인기가 추락하며 2014년에는 왕위를 물려주고 퇴위했습니다.

여기에 부패 혐의까지 겹치자, 나라를 떠나는 것도 결국 도피성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후안 카사도 / 교사 : 부패 의혹이 사실이라면 카를로스 전 국왕은 스페인에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후안 카를로스 1세가 언제, 어디로 떠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나라를 떠나도 검찰 수사는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페인 현행법상 국왕은 재위 기간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있습니다.

월드뉴스 이상희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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