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동남아시아는 뎅기열로 골치를 앓았습니다.

사망자가 무려 천 명 이상이었는데요, 올해도 우기와 함께 어김없이 뎅기열이 찾아왔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더 심각합니다.

【아나운서】

(2019년 8월 5일 보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한 병원, 환자들로 북적입니다.

침대는 이미 꽉 찼습니다.

모두 뎅기열 환자들입니다.

올해 뎅기열로 입원한 환자는 1만7천여 명, 그 가운데 14명은 숨졌습니다.

이 피해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 8월까지 필리핀에서는 뎅기열 감염자가 25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천 명을 돌파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170여 명이 숨졌고 스리랑카에서는 60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모두 전해보다 감염자와 사망자가 더 많았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더 심각합니다.

뎅기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는 주택가 근처 물웅덩이에 서식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 모기에 물리는 일도 더 잦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막기에 급급하다 보니 뎅기열 검사와 방역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결과는 뎅기열의 창궐.

싱가포르의 경우 올해 뎅기열 환자가 벌써 1만8천여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스무 명에 달합니다.

말레이시아도 6만여 명이 감염돼 1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코로나19 피해가 적었던 라오스조차 뎅기열 환자는 2천6백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동남아 국가 대부분이 공중보건체계가 열악하고 현재 대부분의 재원이 코로나19에 투입되어 있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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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뎅기열은 9개 나라에서만 발견됐던 병이었지만, 지금은 백여 개 나라의 풍토병이 됐습니다.

기후변화로, 모기가 살기 좋은 따뜻하고 습한 날씨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기후가 바뀌고 있는데요, 

최근 환경부와 기상청은, 2090년에는 우리나라에도 뎅기열이 토착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음 소식은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에 대한 뉴스입니다. 

1년 전 오늘, 터키가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족에 대해 군사작전을 강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신이라는 드라마의 시작이었습니다. 

【아나운서】

(2019년 8월 5일 보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르드족이 장악한 유프라테스강 동쪽 시리아 영토에서 군사작전을 강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미국과 러시아에 통보했다고 밝힌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 민병대 격퇴를 군사작전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터키와 이란, 시리아, 이라크에 걸쳐 사는 쿠르드족은 오스만 제국이 멸망한 이후부터 독립국가 건설을 염원해 왔습니다.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이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 IS와의 전쟁에 돌입하자, 쿠르드족은 적극적으로 연합군을 도왔습니다. 

그 대가로, 독립 국가 건설에 강대국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리라 여긴 겁니다. 

하지만 쿠르드족의 이런 움직임은 터키에는 눈엣가시였습니다.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자국 내 쿠르드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연합군과 IS의 싸움이 마무리되자, 터키는 곧장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족을 향해 칼을 뽑았습니다. 

쿠르드족이 기댈 수 있는 존재는 미국이었지만, 그해 10월 미국은 시리아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우방인 터키와의 사이가 껄끄러워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쿠르드족을 버린 겁니다. 

토사구팽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동풍이었습니다. 

터키는 군사작전을 선언한 지 두 달, 미국이 철수한 지 사흘 만에 전면적인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생존조차 위태로워진 쿠르드족은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부, 러시아에 손을 내밀었고, 국경에서 30km 떨어진 지점으로 철수하는 조건으로 휴전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터키와의 충돌이 계속되며, 독립 국가의 꿈은 고사하고 민족의 생존조차 위태로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년 전 오늘] 최지해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정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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