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미국은 거의 매주 대규모 총격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 와중에 극단 주의자들이 모여드는 인터넷 사이트 하나가 주목을 받게 됩니다.

당장 이 사이트를 폐쇄하라는 목소리가 빗발쳤는데요, 사이트 폐쇄는 과연 효과가 있었을지, '1년 전 오늘'이 되짚어 봤습니다.

【아나운서】

(2019년 8월 6일 보도)

21살 백인청년의 무차별 총격에 22명이 숨진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 총기참사.

또 무려 50명의 목숨을 빼앗은 지난 3월 뉴질랜드 총기참사, 여기에 유대교회당에 총격을 가한 지난 4월 샌디에이고 총격 사건.

세 사건의 공통점은 용의자가 범행 직전 온라인 선언문을 올렸다는 겁니다.

바로 에잇챈, 총격범들의 메가폰이라 불리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입니다.

에잇챈에는 '총기난사범 양성소'라는 비난이 빗발쳤고,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그러자 에잇챈을 사용하던 극단주의자들은 다른 모방 사이트로 모여들었고, 에잇챈 자체도 석 달 뒤 이름을 바꿔 부활했습니다.

대형 총격 사건은 에잇챈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발생했고, 지난해 미국은 대량 살상 사건이 41건이나 일어나며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총기 규제라는 근본적인 해법 대신 표면에 드러난 나쁜 싹만 잘라내는 방식은 아무 변화도 가져오지 못한 겁니다.

비극은 올해로 이어집니다.

올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자 미국인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총기 구매였습니다.

인종 차별 시위도 불안감을 자극해, 올해 6월 FBI의 총기 구매 신원 조회는 390만 건 이상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역대 2위와 3위도 올해 3월과 7월이었습니다.

이달 3일까지, 총기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는 2만4천여 명, 부상자는 2만1천여 명입니다.

살인 사건 통계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나 느는 등 이미 경고등을 켜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범죄율이 높았던 도시 뿐만 아니라 오마하나 피닉스 처럼 비교적 안전했던 도시들에서도 크고 작은 총기사고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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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극단주의자들이 모이는 사이트를 폐쇄했음에도 상황이 더 악화하는 미국의 사례는 본질적인 대책 없이 문제를 눈에 보이지만 않게 하는 게 얼마나 소용없는 일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요.

총기 규제에 대한 논쟁은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다시 한번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1년 전 오늘'엔 인도와 파키스탄의 이야기도 전해드렸는데요. 

인도가 자국이지만 어느 정도 자치를 누리고 있던 파키스탄 접경 지역에 대해 통치권을 강화하면서 해묵었던 두 나라 갈등이 다시 점화하고 있다는 뉴스였습니다.

그 뒷이야기를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아나운서】

(2019년 8월 6일)

인도가 파키스탄과 공유하는 카슈미르 지역, 그 중 인도령 카슈미르는 외교와 국방, 통신만 제외하고 자치권이 보장됩니다.

자체 국기는 물론 자체 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 정부가 카슈미르 자치권을 보장한 헌법 조항 삭제를 결정했습니다.

나렌드라 인도 모디 총리는 집권 초부터 힌두 민족주의를 주창하고 있습니다. 

그 행보가 점점 노골적이 되고 있는데, 카슈미르 정책도 그중 하나입니다. 

인도 정부는 카슈미르에서 자치권을 빼앗으면서, 대부분 이슬람교도인 원주민이 누렸던 부동산 취득과 취업 관련 특혜도 없앴습니다. 

당연히 현지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이슬람 반군의 테러도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인도 정부는 공공장소에서의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고 통신망을 폐쇄하는 계엄령에 가까운 조처를 내렸습니다. 

통제 조치는 하반기 이후 거의 해제했지만, 대신 올해 5월 영주권 자격 조건 완화 등 카슈미르의 인구 구성을 바꾸는 이른바 ‘정착촌 식민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물론 파키스탄도 그냥 보고만 있진 않습니다. 

접경지역에서 크고 작은 총격전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지난 5일에는 자국 영토에 인도령 카슈미르를 포함한 새 지도를 공개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도는 이 와중에 중국과도 히말라야 라다크 지역에서 국경 분쟁을 시작하게 돼, 주변국들과의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1년 전 오늘] 최지해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정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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