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레바논 베이루트 대폭발의 시발점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예정에 없던 한 화물선의 입항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화물선의 선장은 선주의 욕심과 레바논 당국의 무신경이 엄청난 희생을 불러왔다고 폭로했습니다.

【아나운서】

사망자 160여 명, 부상자 5,000여 명.

현지시간 4일 오후 6시,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대폭발 참사는 7년 전 입항한 뜻밖의 배 한 척에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2013년 9월 조지아의 비료회사가 생산한 질산암모늄 2,750t을 싣고 아프리카로 향하던 몰도바 화물선 '로수스'는 갑자기 레바논으로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빚에 쪼들리던 선주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레바논의 중장비를 요르단까지 운송하는 작업을 추가한 것입니다.

무거운 중장비로 배가 망가질 지경에 이르자 선주는 항구 사용료와 승무원 임금을 체불한 채 레바논을 떠나버렸습니다.

법적 분쟁에 휘말린 화물선은 베이루트 항구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보리스 프로코셰프 / 당시 화물선 '로수스'호 선장 : 레바논 당국에서 화물선을 압류했습니다. 선박에 위험한 화학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레바논 당국은 질산암모늄 2,750t을 화물선에서 내려 항구 창고에 방치했습니다.

결국, 선주의 욕심과 당국의 무신경이 대폭발의 원인이었던 셈.

사흘이 지난 오늘도 사상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부족한 구호 장비와 속출하는 부상자로 구조 작업은 더디기만 합니다.

여기에 코로나19 환자까지 겹치며 병원들도 한계에 달했습니다.

[베이루트 시민 : 다들 병원 복도에서 치료받는 상황이었는데 두 사람이 죽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어요.]

결국, 성난 시민들이 정권 퇴진을 외치며 거리로 나선 상황.

베이루트는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 이꽃봄 / 영상편집 :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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