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이민자들은, 아마 지난해 오늘 두 번 울었을 겁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저소득층의 합법 이민을 막는 규정을 내놓았기 때문인데요.

이민 문이 좁아진 것도 막막한데, 가난한 처지까지 서럽게 만드는 조치였습니다.

【아나운서】

(2019년 8월 13일 보도)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 이민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정부 재정에 부담을 주는 이민자는 받지 않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족 기반 이민은 제한하고 능력 있는 이민자 위주로 영주권을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만 받겠다던 트럼프 대통령, 하지만 올해는 이조차 외면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영주권 발급을 60일 동안 중단했고, 6월에는 외국인 노동자의 미국 취업비자 발급을 연말까지 중단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에 맞서, 미국인의 일자리를 보호하겠다는 것이 명분입니다.

취임 이후 꾸준히 펼쳐 온 반이민 정책으로, 미국의 이민자는 크게 줄고 있습니다.

국무부가 지난해 발급한 이민 비자는 46만여 건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6년보다 25% 줄었고, 내년 미국의 합법 이민자는 2016년의 49%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심지어 자발적으로 미국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올 상반기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사람은 5천816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시민권 갱신에 드는 세금이 부담스러운 데다 트럼프에 대한 반감도 컸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시민권을 포기하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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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사실상 세계 각국이 모두 국경을 닫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효성도 없는 반이민 정책에 매달리는 건 대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코로나19 방역 실패와 그로 인한 실업 수당 청구가 늘자 그 책임을 외부로 돌리려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체도 없는 외부의 적을 상정하는 것은, 또 다른 갈등만 만들 뿐입니다.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은 인종주의로 번졌고, 인종 간 갈등은 스포츠에도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1년 전 오늘, 미국의 펜싱과 육상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아나운서】

(2019년 8월 13일 보도)

페루 리마에서 열리고 있는 팬아메리칸 경기대회에 참가한 미국 선수 두 명이 시상대에서 자국의 인종차별 등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잇따라 선보였습니다.

미국 펜싱 선수인 레이스 임보던은 금메달을 딴 후 시상대에서 홀로 한쪽 무릎을 꿇었고, 해머던지기 선수 그웬 베리는 금메달을 딴 후 주먹을 쥔 오른손을 치켜들었습니다.

두 선수의 퍼포먼스는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경기 도중이나 시상식에서 정치적 표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선수에겐 12개월간의 근신 처분이 내려졌고, IOC는 올해 초 올림픽에서 정치적인 시위를 금지하는 세부 조항을 마련했습니다. 

일부 위원들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징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정치적 표현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어, 

이 문제는 한동안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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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년 전 오늘, 임보던과 베리가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신을 지키고 있던 시간, 지구 반대편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른 채 행패를 부리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인사불성이 된 호주 취객 이야기입니다. 

【아나운서】

(2019년 8월 13일 보도)

달려오는 오토바이를 향해 발차기를 날리고...

또 다른 자동차에는 직접 몸을 던집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섬에 놀러 온 호주 관광객이 술에 취해 온갖 행패를 저질렀습니다.

이 남성이 마신 술은 무려 보드카 10병. 

술에서 깨자 자신이 저지른 일을 기억조차 못 했다는데요, 부모가 피해자에게 새 스쿠터를 사주고, 머리가 닳도록 사과한 끝에, 4개월 형을 받았습니다. 

폭행죄의 최대 형량이 2년 8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벼운 처벌을 받은 셈인데요, 하지만 6개월간 인도네시아 입국이 금지되며, 호주와 인도네시아 양국에서 망신을 사야 했습니다. 

[1년 전 오늘] 최지해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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