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대통령들과 보수정당 대표들이 광주를 찾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박근혜 / 전 대통령 (2013년 5월 18일) : 5.18 국립묘지를 방문할 때마다 가족들과 광주의 아픔을 느낍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않았고,

5.18 단체들은 5.18 옛 묘역에서 따로 행사를 치렀습니다.

황교안 전 한국당 대표는 광주를 찾을 때마다 곤혹을 치렀는데요.

"황교안은 물러가라!"

황 전 대표는 분향도 하지 못한 채 기념식을 빠져나오기도 했고
물세례를 피해 역무실에 몸을 피하기도 했죠.

그때와 비교하면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광주행은 시작이 남달랐습니다.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9일) : 1980년 5월 17일 저는 대학 연구실에 있었습니다. 역사의 법정에선 이것 또한 유죄입니다.]

보수정당 대표가 5·18 민주묘지를 공식 참배하고 무릎을 꿇은 건 처음. 박수도 나왔지만, 항의도 거셌는데요.

[광주 시민 : 미래통합당 망언 의원부터 제명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김 위원장. 같은 질문이 거듭되자 기자회견장에서 이렇게 답했습니다.

[김종인 /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9일)
: 과거에 5.18에 대해서 망언을 하신 분들은 이미 당에서 다 지금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었다고 주장한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등 인사가 이젠 통합당과 깊은 관련이 없다는 김 위원장.

그 답변은 지난 5월. 이젠 소속 정당이 달라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던 주호영 원내대표 답변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않았고

무엇보다 사실관계가 틀렸습니다.
김진태 전 의원은 현재 미래통합당 강원도당 춘철화양갑당협위원장입니다.

여전히 누가 발포를 명령했는지 모른다.
해서 광주 시민들이 입법화를 기다리는  법안이 있습니다.
진상규명과 역사 왜곡 처벌, 유공자 예우 등이 담긴 '5·18 3법'입니다.

5.18 유족회 등 3개 단체 대표들이 김 위원장을 만나 법안 통과 협조 각서를 써달라, 요구했다는데요.

김 위원장의 답변은 이러했습니다.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9일) :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협조하리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통합당을 대표해 광주를 찾아 용서를 구했지만, 제명과 처벌 법안에 대해선 원론적 태도만 보인 김 위원장.

원외 인사라는 한계 때문일까요.
행동으로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 말을 아낀 걸까요.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9일) :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느냐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공감하고 따라올 것….]

과연 그럴까요?

영남권 한 재선 의원. 호남만 험지가 아니라며 역차별 우려를 표시했고

이미 제명됐다지만 차명진 전 의원. 왜 통합당을 도매급으로 끌고 들어가 무릎 꿇렸냐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김 위원장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 과연 이들 뿐일까요?
통합당 상당수 의원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9일) : 저는 6·25 당시 북한군 총칼에 할머니를 잃었습니다. 쫓기는 자의 공포와 고립된 자의 좌절을 알고 있습니다.]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5.18 관련법들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입니다.

쫓기는 공포와 고립의 좌절을 잘 아는 김 위원장. 과연 어떻게 진정성을 증명할까요.

김 위원장의 '진심'은 곧 시험대에 오르고 그 결과는 통합당 의원들이 결정합니다.

앵커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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