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해상을 따라 북상한 태풍 바비는 북한 황해도에 상륙했습니다.
피해 우려가 커지자 북한은 이례적으로 새벽부터 특보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현장 상황을 보여줬는데요.
지난해 태풍 링링으로 큰 피해를 봤던 만큼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취지이지만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금방이라도 범람할 듯한 평양 대동강변.

나무들도 춤추듯 흔들립니다.

이때 비를 맞은 채 우산을 펴든 아나운서가 등장합니다.

[북한 아나운서: 현재 시간은 7시 30분입니다. 이 태풍 8호가 지금 평양시와 가까워짐에 따라서 그 바람 속도가 점점 더….]

교통이 마비된 남포시에서는 물바다가 된 현장을 직접 설명하기도 합니다.

여성 아나운서는 기상청에 해당하는 기상수문국에서 태풍 상황을 알려줍니다.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가 오후 정규방송에 앞서 새벽부터 내보낸 '기상특보'입니다.

이는 5명이 숨지고 여의도의 157배에 달하는 농지 피해를 본 지난해 태풍 여파로 보입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상황에서 재난까지 반복될 경우 민심 이반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도지사급인 지역 인민위원장이 직접 현장 인터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리길춘/남포시당 인민위원장: 보다시피 지금 태풍이 원래 예정보다 1시간 반 정도 앞당겨서 들이치고 있습니다. 남포시에서는 이런 정황에 대처해서….]

이런 변화는 대외적으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외신은 "김정은 위원장 소식보다 먼저, 더 크게 다뤘다"며 이례적이라 평가했습니다.

[日 TBS: 인명 피해를 막고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한 당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보다 먼저 보도되는 이례적인 것으로….]

하지만, 발빠른 방송만으로 실제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됐는지는 미지수입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편집: 장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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