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17년 멕시코 앞바다에서 침몰한 증기선 한 척이 발견됐는데요.

3년에 걸친 추적 조사 결과, 마야 후손을 실어 나르던 노예선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아나운서】

멕시코 유타칸주의 항구도시 시살 앞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오래된 배 한 척.

1800년대 중반 침몰한 증기선으로 지난 2017년 한 어부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 연구소는 이 침몰선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꼬박 3년에 걸린 추적 조사를 펼쳤습니다.

그 결과, 마야 후손을 실어 나르던 노예선 '라우니온'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엘레나 메이네케 / 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 고고학자 : 항구도시 시살에서 마야인들을 노예로 끌고 가는 모습을 본 사람의 목격담이 아들과 그 손자에게 전해졌고 바로 그 손자가 우리를 난파선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습니다.]

스페인의 한 회사가 운항한 노예선 '라우니온'은 1861년 멕시코 유타칸주 시살 앞바다 3.7km 지점에서 증기 시스템 폭발 사고로 침몰했다는 역사적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연구팀은 발견된 위치, 외형적 특징, 화재 사고 흔적 등을 볼 때 침몰선과 노예선 '라우니온'이 일치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야 후손을 노예로 거래한 선박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당시 멕시코는 노예 거래를 국법으로 금지하고 있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노예선 '라우니온'은 침몰 사고를 당하기 직전인 1860년에도 노예를 태우다 적발된 전력이 있는데, 여기에는 7살 소년도 있었습니다.

어린아이까지 무자비하게 노예로 거래해 오다 이듬해 비운의 사고를 당한 셈입니다.

연구소 측은 이번 발견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과거 억울하게 노예로 끌려간 마야인들의 후손을 찾아내 그들의 정체성을 되찾아 주는 것이 진정한 정의 실현이라고 전했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 이꽃봄 / 영상편집 :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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