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간이 없어서 아름다운 곳이 있습니다.
바로 우크라이나의 작은 무인도 자른하치인데요.

사람이 한 번도 거주한 적이 없어 덕분에 다양한 동식물들의 천국이 됐습니다.

【아나운서】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 사이에 있는 섬 자른하치.

여의도 6~7배 면적의 작은 섬이지만, 세상 어디보다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자랑합니다.

없는 것이 있다면 단 하나, 바로 사람입니다.

[블라디슬라브 체보타리오프 / 국립공원 관리자
: 이 국립공원은 독특하고 흥미로운 곳입니다. 인간이 터를 잡은 적이 거의 없는 곳이거든요.]

20세기 초까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덕분에, 70여 종의 희귀 식물을 비롯해 다마 사슴과 멧돼지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태초의 모습 그대로 살아왔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섬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2010년 이곳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사냥을 금지했습니다.

현재 이 섬에 있는 사람은, 관리자 세 명뿐.

여름철이면 20명의 관리자가 관광객을 위해 추가되지만, 9월 말이면 다시 빠져나갑니다.

관광객들의 활동 반경도 엄격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바닷가를 따라 0.45㎢ 안의 지역에만 머물 수 있습니다.

편의시설도 없어 숙박을 하고 싶다면 캠핑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야생의 풍경이, 첨단 기술에 지친 사람들에게 평화를 줍니다.

[볼로디미르 로타르 / 관광객 : 뭔가 원시적인 야생을 경험하고 싶어요. 나 자신이 로봇이 아닌 인간임을 느끼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섬의 인기는 더 높아져, 올여름 수천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습니다.

하지만 섬이 태초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사람이 없었기 때문,

당국은 관광객과 섬이 조화롭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이상희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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